[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법원으로부터 10일 연임(재임용) 심사 최종 탈락 통보를 받고 충격에 빠진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사법연수원 29)가 참담한 심경을 법원내부통신망을 통해 동료 선후배 법관과 법원공무원 등 법원가족에게 전했다.
서기호 판사는 가장 합리적이고 법과 원칙에 충실해야 할 법원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충격으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할 말을 잃어 언론인터뷰도 사양하고 있다며, 곧 마음을 가다듬고 추후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방침 포함한 입장발표를 정식으로 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제4차 사법파동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법원내부게시판에 항의성 글과 판사들의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리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의주시하던 판사들도 이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다 ‘사법파동’을 경고했던 법원공무원들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오는 14일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강경투쟁에 돌입한다는 태세여서 사태가 심각해 보인다.
트위터에도 떠들썩하다. 변호사들도 한목소리로 대법원의 결정을 질타하고 있고, 심지어 ‘사법부는 죽었다’ ‘사법부 근조’라는 격한 표현까지 등장했고, 판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 “서기호 판사, 오늘 하루 2번 충격 받았다”
먼저 대법원 인사총괄심의관은 이날 서기호 판사에게 보낸 대법원장 직인이 찍힌 <연임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 통지>라는 제목의 1장짜리 공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귀하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연임적격에 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하여, 귀하가 법원조직법 제45조의2 제2항 제2호의 사유에 해당함이 인정되므로 귀하에 대하여 연임발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바, 법관인사규칙 제20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통지합니다”
위 법원조직법은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연임발령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이 10일 서기호 판사에게 보낸 공문
대법원장 공문을 공개하며 법원내부게시판에 <두 번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서기호 판사는 “아침에 재임용 탈락 소식 보도를 보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두 차례 법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그리고 인사위원회에서 충분히 소명해 어느 정도 (재임용을)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근무성적 현저히 불량’ 부분의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고, 근무평정에 관한 저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서 판사는 재임용 탈락 공문을 받고서, 또 한 차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서 판사는 “법관인사규칙에 의하면 ‘대법원장은 연임신청 판사 중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된 판사에 대해서는 그 취지 및 사유를 통지한다’고 돼 있어, 적어도 공문에는 구체적인 사유가 기재돼 있으려니 기대했다”며 “그러나 ‘귀하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연임적격에 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하여’라고만 기재돼 있었다”고 기막혀 했다.
그는 이어 “제가 법원게시판과 인사위원회에 제출한 방대한 소명자료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기재되지 않은 채, 종전의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며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도 않는 높은 산성에 맞부딪친 기분”이라고 대법원이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이라는 추상적인 말만하며 구체적인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음을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서 판사는 “대한민국의 판사가, 철저한 비공개 원칙으로 인해 10년 동안의 근무평정이 어떻게 매겨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단 2주 동안의 형식적인 심사절차를 거쳐, 그것도 명단도 공개되지 않은 인사위원들로부터 심의를 받고서, 마지막 통지받은 사유도 단 두 줄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이번 대법원 결정이 여러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신분 보장된 판사에서, 10년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한 이 순간,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을 절실하게 공감하게 된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서 판사는 “두 차례의 충격으로, 저는 지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고, 글도 제대로 쓸 수가 없어 각종 인터뷰 요청을 사양하고 있다”며 “가장 합리적이고 법과 원칙에 충실해야 할 법원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리고 당사자의 소명, 해명에는 전혀 답변조차 없는 이 마당에, 무슨 인터뷰가 필요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서 판사는 “일단은 제 임기 만료일인 2월 17일까지, 10년간의 법관생활을 잘 마무리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향후 저의 거취와 나아갈 방향 등에 관해 많은 분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후, 추후에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방침을 포함한 입장발표를 정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10년간 판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기 때문에, 당장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기도 어려운 상태이나,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 조만간 밝은 모습으로 당당하게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 이옥형 판사 “이 시대에 가장 아름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
서울고등법원 이옥형 판사는 이날 법원내부통신망에 올린 <슬픈 뉴스를 접하고서>라는 글에서 “정말 슬펐다. 나로서는 이 시대에 가장 판사다운 판사 1명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가슴 아픈 것은 판사 1명을 잃은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판사의 정신과 기개를 잃었다는 것이고 우리 법원은 이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제 판사들은 법원장으로부터 근무평정을 좋게 받지 못하면 판사직을 그만 둬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목격했다. 사건처리를 잘해도 조직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간관계가 원만해도 판결에 나타난 국가관이 이상해 균형감이 없다는 이유로, 무슨 이유로든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로 좋지 않은 평정을 받을 수 있어 부장판사와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의견이 다르면 얼른 물러서야 하고, 법원장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해야 한”며 “평정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법관료화’라는 브레이크 없는 벤츠는 그 끝을 모르고 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판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판사들의 입은 더 얼어붙겠지만 나는 내가 속한 법원에 할 말이 많다. 이 시대 사법부는 국민에게 법원을 믿어달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성군이 오기를, 그래서 모든 판사들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할 것을 기도했으나, 그 반대로 억압과 배제, 통제와 관리의 시대가 도래해 나는 쫓겨나는 그가 슬픈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우리의 처지가 슬픈 것이지도 모르겠다”고 통탄했다.
앞서 지난 8일 수원지법 유지원 판사는 법원내부통신망에 “그렇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지만, 만약 이번 심사에서 우려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법권 독립’을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대법원이 만약 서기호 판사를 탈락시키면 판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법원공무원들 “양승태 대법원장 즉각 사퇴해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예 법원노조, 본부장 전호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끝내 양승태 대법원장은 서기호 판사를 법원에서 강제로 내쫒았다”며 “사법부 독립 침해하는 양승태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법원본부는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법관 근무성적평정에 의해, 위원 명단이 공개되지도 않은 편향된 법관인사위원회와 촛불재판에 부당 개입한 신영철 대법관이 참여하는 보수화된 대법관회의를 통해 사법부의 양심 서기호 판사는 끝내 법복을 벗게 됐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비통한 마음으로 오늘 또다시 사법부가 사법불신이라는 죽음의 늪에 스스로 빠져 버렸음을 선언한다”고 통탄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은 영화 ‘부러진 화살’을 계기로 터져 나오는 국민들의 사법불신이 ‘소신 판사 연임 배척 결정’으로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버린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며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사퇴하라!”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법원본부는 “사법부 독립의 명운을 걸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요구 등 사법개혁을 위한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선언한다”며 “법관들을 비롯한 모든 법원구성원들에게 사법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사법부 독립과 미래는 오직 우리 법원구성원들의 관심과 행동에 달려 있다”고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모두 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 법조인들도 맹비난 “사법부 근조!…판사들이 나서라”
법무부장관 출신인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은 오비이락일까요? 그것이 타당한지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겠습니다. 우선 대법원이 탈락 이유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법관의 독립을 보장할 제도 개선도 깊이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사법개혁 의사를 내비쳤다.
작년 11월 대구지검 제3형사부 수석검사 당시 “정치검찰, 검사로서 부끄러운 적 많았다”고 친정인 검찰을 통렬히 비판하며 검복을 벗은 백혜련 변호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결국 서기호 판사님 재임용 탈락됐네요”라며 “사법개혁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인가요?”라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마침 서기호 판사와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인 백 변호사는 “법관의 독립을 위해서라도 헌법소원 등 법적으로 함께 할 부분이 있다면 함께 할 생각입니다. 트친님들도 서 판사님께 용기와 격려 부탁드려요”라고 당부했다. 서기호 판사가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밝힌 만큼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을 지낸 이상갑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먼저 “서기호 판사가 사건처리 건수, 승복율 등 객관적 업무처리 실적이 우수함에도, 구체적 기준과 사유가 공개되지도 않은 법원장의 인사평정을 이유로 재임용 탈락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재판만 잘해서는 안 되고 상사에게 잘 보여야 판사 계속할 수 있다?”라고 판사 근무평정제도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촛불재판에 관여한 신영철 대법관 사퇴 운동을 주도하고, ‘가카에게 빅엿’을 선물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 판사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자”며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국회와 대법원이 함께 <치졸한 화살>을 쐈습니다. (국회가 9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대법원 10일) 서기호 판사를 재임용 탈락시켰네요”라며 “국민들의 힘에 의해 그들의 화살이 <부러진 화살>이 될 것을 믿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종합)서기호 판사 탈락 사태…‘사법파동’으로 번지나
일부 판사 “행동으로 나서야”…변호사 “판사들이 나서야” 기사입력:2012-02-10 19:50:57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ㆍ반론ㆍ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주요뉴스
핫포커스
투데이 이슈
투데이 판결 〉
주식시황 〉
| 항목 | 현재가 | 전일대비 |
|---|---|---|
| 코스피 | 6,899.50 | ▲91.29 |
| 코스닥 | 835.60 | ▲8.73 |
| 코스피200 | 1,086.67 | ▲15.51 |
가상화폐 시세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9,170,000 | ▲37,000 |
| 비트코인캐시 | 367,600 | ▼900 |
| 이더리움 | 3,450,000 | ▲5,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0,830 | 0 |
| 리플 | 1,943 | 0 |
| 퀀텀 | 1,183 | ▼11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8,991,000 | ▼174,000 |
| 이더리움 | 3,447,000 | ▼1,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0,830 | ▲30 |
| 메탈 | 324 | ▲2 |
| 리스크 | 135 | ▼2 |
| 리플 | 1,941 | ▼3 |
| 에이다 | 289 | ▼1 |
| 스팀 | 61 | ▼1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9,160,000 | ▲20,000 |
| 비트코인캐시 | 366,600 | ▼2,200 |
| 이더리움 | 3,450,000 | ▲3,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0,850 | 0 |
| 리플 | 1,942 | ▼1 |
| 퀀텀 | 1,208 | 0 |
| 이오타 | 64 |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