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경찰이 긴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영장 없이 사행성 게임기를 단속ㆍ압수하는 것에 대항해 경찰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한 피고인에게 최종 무죄가 선고됐다. 그런데 항소심과 대법원은 무죄라는 결론은 같았으나 무죄 판단에 관한 법리는 달랐다.
항소심은 적법한 공무집행을 하지 않는 경찰에 대항한 것은 ‘정당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과 달리 경찰이 적법한 직무집행을 하지 않은 이상 경찰에 대항해 협박했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42)씨는 2008년 9월 인천 부평동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는 업주에게 빌려준 1000만 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게임장에 있는 사행성 게임기를 처분해 회수하려 했으나, 마침 경찰이 단속을 나와 게임기를 압수하자 “밤길 조심하세요”라고 말하고 목검으로 경찰관들을 위협하는 등 협박했다.
경찰은 이날 단속리스트에 있는 불법게임장 주변을 순찰하던 중 우연히 A씨와 후배들이 이 게임장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가 내부를 단속(사행성 게임기 47대)하게 됐다. 검찰은 나중에 판사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에 검찰은 경찰관의 불법게임장 단속 및 사행성 게임기 압수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기소했고, 1심인 인천지법은 2009년 7월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인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진창수 부장판사)는 2009년 12월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경찰관들의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상 긴급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의 게임장 단속 및 사행성 게임기 압수는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강제수사로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압수수색에 항의하면서 경찰관들에게 협박을 했더라도 이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돼 죄가 되지 않는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상고심(2009도14884) 판단은 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9일 A씨에 대한 무죄 판결에는 결론을 같이 했으나,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항한 피고인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하나,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형법이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해 성립하는 것이고,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해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했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경찰관들의 이 사건 게임장 단속 및 압수 업무가 적법한 직무집행이 아닌 이상, 피고인이 경찰에 대항해 협박을 했다고 해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될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경찰이 이 사건 게임장을 압수수색할 당시 112신고 등 첩보를 접수받은 바 없고, 게임장에서 범죄행위가 행해지고 있다는 단서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단지 단속리스트에 기재된 게임장들 주위를 순찰하던 도중 남자들이 게임장에 들어가는 것을 우연히 목격한 후 따라 들어가 수색한 점, 게임기는 은폐나 은닉이 쉽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경찰관들의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의 ‘긴급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결론은 무죄…그러나 항소심 법리 꼬집어
위법한 직무집행 저항은 ‘정당방위’ 무죄 아닌 공무집행방해 성립 안 돼 무죄 기사입력:2012-02-10 12: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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