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벌금형…‘묘한 벼랑끝 판결’, ‘절묘한 판결’

“당선무효형을 때리면서도 구속만은 피하게 해주는 나름 절묘한 판결” 기사입력:2012-01-19 14:54:1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에게 1심 법원이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한 것에 대해 트위터에는 ‘아쉽다’는 평가 속에 수많은 고민 속에 내려진 재판부의 ‘묘한 벼랑끝 판결’, ‘절묘한 판결’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당사자인 곽 교육감과 변호인들은 판결 결과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19일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11호 형사법정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매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의 핵심측근이 선거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선거가 끝난 뒤 건넨 2억 원에 ‘대가성이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두 사람이 친한 사이가 아니고, 선의로 생각하기엔 2억 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많고, 후보 사퇴에 따른 진보진영 단일화로 서로에게 이익을 얻었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이 아닌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며 교육감에 복귀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석방했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 제공을 거절했고, 뒤늦게 실무자 간의 금품제공 합의를 안 뒤에도 이를 거절했으며, 박 교수의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 부조한다는 동기가 있었던 점을 고려했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공직선거법 규정은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되기 때문에,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된 곽노현 교육감으로서는 항소심에서 다시 한 번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야 한다.

재판부가 2억 원의 대가성을 인정한 경우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이 아니더라도 실형이 선고됐을 법한데, 벌금형 측면에서는 중형에 해당하나 구속은 면하는 3000만 원을 선고한 점에서 ‘묘한 벼랑 끝 판결’, ‘절묘한 판결’이라는 해석이 나온 것.

이번 판결과 관련, 법무부장관 출신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곽노현 교육감 유죄판결 실망입니다”라며 “그가 준 돈은 후보사퇴의 대가가 아니었음이 분명한데 법원이 다른 결론을 내렸네요”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천 의원은 “다만 법원이 그의 선의를 인정한 것은 주목할 만하며, 그가 직무복귀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항소심 무죄를 꼭 이끌어 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검사와 판사를 모두 거친 이색경력을 가진 조배숙 의원은 “곽노현 교육감 유죄판결 안타깝습니다. 재판부도 곽 교육감이 금품제공을 거절하였고, 경제적 부조라는 점을 인정했네요. 그럼에도 대가성은 인정한다는 모호한 판결을 내렸네요”라며 지적하며 “항소심에서 무죄선고 받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적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희망캠프에서 공동대변인을 맡았던 송호창 변호사도 트위터에 먼저 “곽 교육감이 석방! 다만 무죄 석방이 아니라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송 변호사는 특히 “재판과정을 보면 곽 교육감은 돈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 같은데.. 1심 재판부가 묘한 벼랑끝 판결을 한 듯 하네요. 고민 많았겠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법원의 판결이 2~3년 전부터 확실한 증거를 요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유죄가 인정된 것은 사후매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고, 벌금형에 그친 것은 사전합의를 몰랐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을 검찰이 완전히 반박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판, 판결 모두 공정했다고 봅니다”, 또 “결국 당선무효형을 때리면서도 구속만은 피하게 해주는 나름 절묘한 판결입니다”라고 해석했다.

이날 재판정에 갔다가 석방되는 모습을 지켜 본 홍성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곽 교육감은 바로 석방되고 직무복귀하구요. 항소하고 법리 다툼을 또 해봐야겠구요”라며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법원도 곽 교육감 처지를 어느 정도 이해한 거라고 봅니다”라고 진단했다.

공지영 작가는 “교육감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큰 선의를 법적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지요. 사법부에도 감사를 보냅니다. 현실과 진실사이에서 고민하셨으리라 여겨집니다”라고 재판부의 고민을 이해하려 했다.

판결에 대한 아쉬움은 켰다.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출신인 박주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곽노현 서울교육감, 벌금 3천만원 선고, 직무복귀 유죄판결은 아쉽지만, 1천만 서울시민의 교육수장이 업무에 복귀하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라고 유죄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무죄 판결이 아니라 아쉽지만 곽 교육감의 복귀로 혁신 교육에 제동을 걸려는 세력들로부터 교육 개혁의 의지가 다시 한 번 점화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도 “곽노현 교육감, 3000만원 벌금형으로 석방, 업무 복귀하는군요.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법원 때문에 두 번이나 열 받습니다. (300억 횡령 오리온 담철곤 회장 집행유예와 더불어...) 곽노현 교육감 벌금 3000만원 선고... 후보자 매수는 선거 민주주의의 뿌리를 자르는 행위인데, 액수를 떠나 이게 벌금형으로 될 일인가?”라고 적었다.

한편,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는 곽노현 교육감 선고공판을 앞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앞으로 한 시간 후에 나를 비롯한 선량한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바로 그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설령 그런 소식이 아니더라도 변호사님들도 100점짜리라고 평가한 분에 대해 선량한 사람들이 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현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영호 변호사(사법시험 23회)는 “잠시 후 곽노현 선고. 재판장은 까다로운 변호사들의 설문조사에서도 최고로 공정하고 친절한 판사로 선정된 분”이라며 “어떤 결론이더라도 선고결과만 보고 함부로 평가하거나 비난하는 일이 없도록...후에 판결문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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