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학 교양과목인 수상스키 수강 중 대기시간에 교수의 지시사항을 어기고 수영금지구역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물에 빠져 익사한 경우 대학과 수상스키 교육장 운영자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대학생 A(당시 23세)씨는 같은 학과 학생 64명, 인솔 교수 C씨와 함께 2010년 9월18일 B씨가 운영하는 경기 가평군 모 수상스키장에서 수상스키 수업을 받았다.
교수는 “수업이 끝난 조는 숙소 앞 벤치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는데, 대기시간에 A씨는 친구 Y씨와 J씨에게 다이빙을 가르쳐 달라고 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친구 Y씨가 다이빙 시범을 보이기 위해 선착장 가장자리에 서자 A씨가 장난으로 Y씨를 밀어 물에 빠뜨렸고, J씨는 A씨를 밀어 물에 빠뜨렸다. 그런데 A씨는 미처 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익사하고 말았다.
사고가 난 곳은 수심이 깊고, 모터보트가 지나다니는 곳으로, 주변에는 ‘수영금지구역’이라고 기재된 팻말이 설치돼 있었다.
이에 A씨 유족들은 “J씨는 망인이 구명조끼 등 아무런 구호장비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데도 몰래 밀어 물에 빠뜨렸고, 물에 빠진 이후에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만큼,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동부지법 제15민사부(재판장 조휴옥 부장판사)는 수상스키장에서 장난을 치다가 익사한 J씨 가족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따져 가해학생 J씨, 대학, 수상스키장 운영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6234)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학과 수상스키장 운영자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다만 망인을 밀어 물에 빠뜨렸던 친구 J씨에게만 손해배상책임을 50% 인정해 1억5684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
재판부는 먼저 “피고 J씨는 사람이 갑자기 물에 빠지게 되는 경우 익사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장난으로 예고 없이 망인을 물에 밀어 빠뜨렸고 망인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도 신속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망인이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J씨는 망인의 사망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원고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망인이 먼저 피고 J씨에게 대기장소를 이탈해 물놀이를 하자고 제안한 점, 망인이 먼저 Y씨를 밀어 물에 빠뜨리는 등 사고 원인을 제공한 점, 망인은 스스로 구명조끼를 탈의했던 점, 망인이 당시 만23세의 성인 대학생으로서 사고 위험성에 관한 충분한 사리분별능력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망인에게도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 J씨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인솔 교수가 사고 장소에서 물놀이를 하면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등의 안전교육을 전혀 하지 않았고, 학생들이 대기시간에 물놀이를 하는 것을 제지하지도 않은 만큼 인솔 교수의 사용자인 대학과 수상스키장 운영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망인은 당시 만23세의 대학생으로서 충분한 사리변별능력이 있는 점, 망인은 숙소 앞 벤치에서 대기하라는 인솔 교수 C씨의 지시를 위반해 선착장으로 가서 물놀이를 한 점, 물놀이를 하러 가서는 입고 있던 구명조끼도 임의로 탈의한 점, 당시 교수는 다른 조의 수상스키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사고 발생 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 수상스키 교육 장소를 벗어난 학생들이 교수의 지시를 위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까지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 B씨는 대학에게 수상스키 교육 장소를 제공했을 뿐 수상스키 교육을 실시하거나 수상스키 교육과 관련해 학생들의 관리업무를 인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B씨는 시설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만을 가진다”며 “수상스키 강사들이 구조작업에 바로 참여했고, B씨는 평소 수상스키 강사들에게 선착장 주변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즉시 수영을 금지시키고, 선착장 부근에서는 항상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안내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종합하면 B씨는 시설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교수 지시 어기고 장난치다 익사…법원 “대학책임 없어”
망인 등 떠밀어 익사하게 만든 친구에게만 손해배상책임 50% 인정 기사입력:2012-01-04 1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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