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법관은 주관이나 성향 드러내면 안 돼”

“법관이 주관적인 견해나 성향 드러내놓으며 법원은 신뢰를 잃게 될 것” 기사입력:2011-12-26 14:18:0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법관 출신인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법관도 나름대로 주관적 견해나 성향이 있지만 이를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총리메모’에 친필로 올린 ‘법관은 객관적 양심에 따라 재판할 뿐’이라는 글을 통해 “법관은 자기 개인적 소신이 공동체적ㆍ객관적 양심에 어긋날 때 개인적 소신을 꺾고 객관적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대법관 출신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올린 글

‘총리메모’는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신설한 코너로, 김 총리가 활동하며 느낀 소회를 자필로 적어 올리면 총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전송된다.

그런데 이번 글은 비록 김 총리가 대법관 출신으로 사법부에 애정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과 원론적인 수준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총리실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사법부 판사들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이는 최근 한미 FTA 비준동의안 등 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SNS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있는 일부 법관들과 특히 인천지법 김하늘 부장판사가 법관 168명의 동의를 받아 지난 9일 ‘사법부가 한미 FTA가 사법주권을 침해하는지 연구팀을 구성해 연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제출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발언 표현을 보면 마치 대법원장이 신임 법관 임명식이나 훈시 등에서나 하는 듯한 내용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흡사하게 담겨있어 판사들이 김 총리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실제로 앞선 발언도 그렇지만 김 총리는 “재판대상이 되는 사건은 어떤 판사를 만나든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판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면 재판은 운수보기(?)가 될 것이고, 당사자는 불안해질 것이고, 법원은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므로 재판에 있어서 법관의 개인적 주관은 배제돼야 한다”며 “그렇기에 헌법이 재판의 준거로 삼고 있는 양심도 법관 개인의 주관ㆍ소신이나 철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객관적 양심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심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인 con-science는 ‘함께’라는 Con과 ‘본다’라는 Scientia가 결합된 어원을 갖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법관은 자기 개인적 소신이 공동체적ㆍ객관적 양심에 어긋날 때 개인적 소신을 꺾고 객관적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를(법관의 주관적 견해나 성향) 드러내놓으면 당사자는 재판 결과를 예단해 유ㆍ불리를 따지게 되고 법원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기적했다.

그는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재판의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해 법관이 객관적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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