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최근 ‘벤츠 여검사’ 사건과는 대조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검찰을 통렬히 비판하는 글을 남기고 사직해 주목을 받았던 대구지검 백혜련(사법연수원 29기) 전 검사가 12일 수원에서 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백혜련 변호사는 신문광고에 낸 <변호사 개업인사>를 통해 “저는 이번에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를 끝으로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 존경하는 나기주 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와 함께 변호사로 새 출발하게 됐다”고 알렸다.
그는 이어 “제가 고려대 사회학과(87학번)를 졸업, 제39회 사법시험을 합격, 사법연수원(제29기)을 수료한 후, 수원지방검찰청,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저에게 베풀어 주신 후의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변호사 사무실은 수원지검이 위치한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꾸렸고, 업무개시는 이날부터 시작한다.
앞서 대구지검 제3형사부 백혜련 수석검사는 지난달 21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제 떠나렵니다’라는 제목으로 “제가 검사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하고 떠나기 전 감히 몇 마디 하고자 한다”며 사직의 변을 올렸다.
백 검사는 “검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기가 너무도 어렵다. 아니 오히려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도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은 무너져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의 처리에 있어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검찰을 통렬히 비판했다.
특히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는 격언이 있는데,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며 “이것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질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백 검사는 “아무리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 당시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지키려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었는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며 “어찌하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그는 “검찰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국민과 언론만을 탓하기 보다는, 너무 엄격한 증명으로 무죄를 써댄다고 법원을 비판하기 보다는 정말 검찰이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너무 뒤쳐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실체적 진실은 별론으로 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상 공정성의 문제는 없었는지 한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백 검사는 “요즘처럼 대검과 일선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넓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대검과 일선의 현실 인식의 차이, 소통의 부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점차 잃어가며 일선 검사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상실감, 업무에 대한 낮은 행복지수를 위에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다.
이어 “최근 대검의 ‘검사 직접수사 지침’ 처리과정은 지침의 당부를 넘어 일선과 대검의 ‘소통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며 “일선의 심각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대검에서는 그 흔한 토론회 한 번 개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침을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올바른 제도나 지침이라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고 구성원들과의 교감이 없는 제도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그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법”이라며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구성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백 검사는 “다시 돌아올 사개특위의 높은 파도 앞에서 검찰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반성할 점은 반성하며, 검찰 구성원 및 국민들의 목소리에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이고, 미래를 위해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만이 검찰이라는 큰 배가 좌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검찰 비판한 백혜련 검사, 변호사로 새 출발
수원지검 앞에서 나기주 변호사와 함께 12일부터 변호사로 활동 기사입력:2011-12-12 12: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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