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800원 빼돌린 버스기사 ‘징계해고’ 정당

서울행정법원,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 뒤집어 기사입력:2011-12-09 00:25:1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승객이 낸 버스요금 800원을 빼돌린 버스기사의 ‘징계해고’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으나, 법원은 징계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버스회사 A고속에 소속된 버스기사 K씨는 지난해 9월16일 남원에서 전주로 가는 버스를 운행하면서, 승객 1명으로부터 현금 6400원의 요금을 받았지만 운행일지에는 6000원이라고 기재하고 400원을 납입하지 않는 수법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00원을 빼돌렸다.

Y씨는 지난해 9월17일 서남대 앞에서 현금승객 11명으로부터 합계 7만400원(6400×11명)을 받았으나, 운행일지에는 현금 6만6000원으로 기재하고 4400원을 빼돌리고, 또 이틀 뒤에는 승객 2명이 요금 1만2800원(6400×2명)보다 많은 현금 1만3000원을 내고 내렸으나, 운행일지에는 1만2000원으로 기재하고 1000원을 빼돌렸다.

버스 내 설치된 CCTV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버스회사 측은 K씨, Y씨와 면담하면서 운송수입금 착복 사실을 고지하고 자진 사직을 권유했으나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A고속은 운송수입금을 착복했다는 이유로 작년 10월29일 K씨와 Y씨를 ‘징계해고’ 했다. 그러자 이들은 “잔돈을 납부하지 않는 관행이 있고, 소액인 점 등에서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위원회는 징계사유는 인정된다면서도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봐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이에 A고속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지난 7월 ‘부당해고’로 판단했다.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A고속은 “운송수입금 중 잔돈을 납부하지 않는 관행은 없고, 운송수입금 횡령은 노사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로서 버스요금은 요금 자체가 원래 소액이라 횡령액 또한 소액을 수밖에 없으므로 횡령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해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A고속이 버스요금을 횡령한 버스기사들의 징계해고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2011구합25876)에서 “해고는 정당하다”며 버스회사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단체협약, 노사합의서, 종업원징계규정의 징계처분기준을 종합해 보면 운전기사의 운송수입금 횡령은 해임 이에 다른 징계처분의 여지가 없는 점, 특히 노사합의서에는 ‘운전원의 수입금 착복이 적발됐을 때는 금액의 다소를 불문하고 해임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고, 종업원징계규정에도 운전원의 운송수입금 착복을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와 같이 운전기사의 운송수입금 횡령에 대해 엄격한 징계 양정을 규정한 것은 운전기사의 경우 다른 직원들과 달리 버스라는 격리된 공간에서 다른 직원들의 시선 없이 혼자서 일하는데다가 버스기사가 받는 운송수입금이 버스회사의 주된 수입원이므로 운전기사의 운송수입금 횡령으로 인한 신뢰 손상의 정도가 다른 직원들의 유사한 비위에 비해 더욱 큰 것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합리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참가인들(징계해고자들)이 ‘운행일지에 정해진 요금보다 적은 금액을 운송수입으로 기재한 사례가 더러 있다’는 사정은 잔돈 미납부 관행이 있다는 증거라기보다는 운전기사가 잔돈을 거슬러 줄 수 없는 경우 운송요금에 미달하는 금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예컨대, 운송요금이 6400원인데 손님이 7000원을 낼 경우 운전기사가 잔돈이 없다면 6000원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고, 반면에 참가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잔돈 착복의 관행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고의적인 횡령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의 순수익률은 요금의 약 7% 수준인데, 참가인들이 횡령한 운송수입금 승객 1인당 400원은 운송요금의 6.25%에 이르므로 원고의 해당 승객에 대한 수익 중 거의 대부분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참가인 K씨는 2명의 승객의 요금 일부를, Y씨는 13명의 승객의 요금 일부를 각 횡령했으므로 그와 같은 횡령행위를 단지 일회성에 그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참가인들은 입사 당시 운송수입금 횡령시 어떠한 처벌을 받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참가인들이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횡령금액이 적더라도 운송수입금 횡령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적법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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