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8일 서울시의원으로 재직하던 중 경로당에 보급되는 노인신문 구독료를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해주고 해당 언론사로부터 사례비를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된 H(68) 전 시의원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언론사 대표 L(7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신문사를 운영하던 L(72)씨는 2005년 9월 대한노인회 A회장에게 노인들을 위한 노인신문을 발행하겠다면서 보급을 도와주면 대한노인회에 발전기금을 주겠다고 제의해 승낙을 받았다.
이에 L씨와 A회장은 노인신문 발행과 운영을 위해 ‘발행 초기에는 L씨 부담으로 대한노인회 산하 경로당 등에 5만5000부를 보급하고, 대한노인회는 유관 단체의 지원을 받아 점차로 유가지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며, 노인신문사가 정기구독료를 받게 되면 대한노인회 산하 244개 지회에게는 구독료의 50%를, 대한노인회 시도연합회에게는 구독료의 30%를 수수료로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했다.
H(68)씨는 당시 대한노인회의 사무총장으로서 약정의 체결에 관여했고, 이후 H씨는 2006년 4월 서울시의원에 당선됐다.
무료 배포로 신문사가 적자에 시달리자 L씨는 H씨에게 “대한노인회 산하 전국에 소재한 경로당에 신문을 무가지로 보급하면서 많은 적자가 났으니, 서울시연합회 산하 경로당에서 구독하는 신문 구독료만이라도 서울시 예산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청탁했다.
H씨는 2006년 9월 서울시의회 업무보고 당시 서울시 복지건강국 국장을 상대로 “대한노인회에서 2005년 12월부터 경로당에 노인기관지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데 노인복지 차원에서 시에서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서울시내 경로당의 구독료를 서울시에서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의정발언을 하고, 이후 보조금으로 지급될 예산이 확보되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는 2006년 10월 경로당 정보이용 지원기금사업 보조금 명목으로 3593만원을 대한노인회에 지원하는 등 3년간 4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이 돈은 다시 L씨가 설립한 신문사로 입금되자, H씨는 L씨에게 “예산을 확보하는데 거저 되는 것이 아니고 관계부서부터 의회에 이르기까지 로비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고 말하면서 로비자금 및 수수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H씨는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산하 경로당의 노인신문 정기구독료 예산확보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1500만원을 자신의 딸 계좌로 받는 등 L씨 측으로부터 29회에 걸쳐 1억522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H씨는 자신이 받은 돈은 2005년 9월 노인신문을 공동 발행하기로 대한노인회와 L씨 간 맺은 ‘노인신문 발행을 위한 실무협의 약정’에 따라 지급된 구독료 관련 수수료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정기구독료 수령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한 상대방은 대한노인회 산하 연합회 또는 대한노인회 산하 지회일 뿐, 피고인 H씨가 아님에도 H씨가 그 수수료를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L씨도 H씨에게 수수료를 지급한 경위에 대해 일관되게 ‘H씨가 예산 배정에 힘써주지 않았다면 H씨 개인에게 직접 수수료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수수료를 받아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사용하고자 했다면 그 수수료를 굳이 대한노인회 계좌가 아니라 H씨의 딸 명의 계좌로 입금받아야 할 만한 불가피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L씨 등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서울시 보조금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 제공된 과정에서 피고인 H씨의 역할, 돈이 지급된 서울시연합회가 아닌 H씨에게 지급된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할 때, 비록 본래 서울시연합회에 지급되기로 약정된 수수료 명목의 돈이었다고 하더라도, H씨가 서울시의원으로서 서울시연합회 대신 자신에게 제공된 것으로서 직무에 관해 수수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에는 뇌물죄와 자유심증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경험칙에 반하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설명했다.
대법 “예산 지원해 주고, 받은 사례비는 ‘뇌물’”
1심과 2심, 뇌물 혐의 전 서울시의원 ‘무죄’…대법 ‘유죄’ 파기환송 기사입력:2011-12-08 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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