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취임 후 처음 열린 전국법원장 회의에서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옛말이 가르치듯 법관은 항상 조심하고 진중한 자세로 끊임없이 자신을 도야하며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법관의 자세를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통렬히 비판한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와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에 이어 특히 전날 인천지법 김하늘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가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한미 FTA는 사법주권 침해’, ‘불평등 조약’이라며 사법부가 나서야 한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장(사진제공=대법원)
전국 고등법원장과 지방법원장 등 31명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법원장 회의를 열고 ▲국민과의 교류 및 소통 활성화 방안 ▲제1심 심리 충실화 방안 ▲평생법관제 지향을 위한 법관 인사제도개선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판사들의 FTA반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에 대해서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사법부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진정 나라와 법원의 앞날을 위한다면 각자가 자신을 중심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법원 구도와 틀을 먼저 생각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는 대승적이고 지혜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한다”며 “따라서 법원의 앞날을 설계함에 있어서는 특정 직위나 직급의 사람들만이 중심이 될 것이 아니라 모든 법원가족이 함께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대다수가 머리를 끄덕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법원장은 “민주주의의 모든 국가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오듯이 재판에 의해 법적 분쟁을 해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법원의 재판권능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할 권한을 가진다”고 밝혔다.
그는 “법관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사람도 아니고 어떤 천부적인 계기로 그 권한을 부여받은 것도 아니다”며 “그럼에도 법원과 법관이 그와 같이 강력한 재판권능을 행사하는 것은 올바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국민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만일 법원과 법관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다면 그 재판권능도 존립의 근거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며, 재판의 독립 역시 국민의 신뢰가 있을 때에만 떳떳이 내세울 수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부과된 절체절명의 과제는 바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저는 취임사에서 재판에 대한 신뢰는 법관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다고 말씀드렸고, 법관에 대한 믿음은 그가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존경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고, 그 때문에 국민은 법관에게 법률전문가이기에 앞서 사려 깊은 이해심, 불편부당한 균형감각, 높은 경륜과 포용력을 갖춘 원숙한 인격자이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특히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옛말이 가르치듯 법관은 항상 조심하고 진중한 자세로 끊임없이 자신을 도야하며 성찰해야 할 것”이라며 “법관이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할 때 그의 모든 직무수행은 저절로 올바른 방향을 잡아 나갈 것이고, 재판에 대한 승복도도 크게 높아지리라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바로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국민과 진정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투명하고 열린 법원을 만들어 나갈 때 국민의 진정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사법부의 소송 절차나 실제 재판 모습을 국민들로 하여금 제대로 알게 하고, 국민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풀어 나가야 한다”며 “국민으로부터 아픈 소리를 들을 각오로 문호를 활짝 열고 그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우리에게 잘못된 점을 과감히 고쳐 나가야만 사법 불신의 원인이 되는 재판에 대한 각종 의심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원장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민이 법원의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감으로써 국민에게 우리 법원의 실상을 올바로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원 운영에 있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소통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이야말로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획득하는 첩경이 되는 점을 법원장들은 각별히 유념해 법원이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사법부가 헌법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어떤 의욕적인 목표를 세운다 해도 그 목표를 향한 각급법원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수반되지 않은 대법원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각급법원이 대법원으로부터 각종 시책이 시달되기를 기다려 이를 집행하기만 하는 하향식의 업무방식은 너무나 진부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인 만큼 각급법원 스스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자율의 업무추진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법관은 진중한 자세로 성찰해야”
“법원 앞날 위한다면 각자가 자신을 중심으로만 생각하면 안 돼” 기사입력:2011-12-02 15: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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