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본부 “대법원, 최은배 부장판사 윤리위 회부 경솔”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 회부를 즉각 철회하라” 기사입력:2011-11-28 19:01:4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법원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통렬히 비판한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에 대해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전호일)는 28일 “경솔한 행위”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법원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먼저 “지난 22일 국회는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국민들이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비공개, 언론봉쇄 본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직권상정, 처리했다. 외국과의 조약이 여야합의 없이 날치기 처리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며 “많은 이들이 바쁜 일과에도 그날의 황당함만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재경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으나, 조선일보 기자의 전화를 받고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라는 해명을 한 후 불필요한 논란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에서 글을 삭제했다”며 “하지만, 조선일보는 기사와 사설 등 지면을 총동원해 법원가족이면 익히 들어왔던 판사 길들이기의 유서 깊은 말, ‘법복을 벗어라’라는 협박(?)을 했다”고 지적했다.

법원본부는 “조선일보 후속 기사에 의하면, 진상을 보고받은 양승태 대법원장은 격노했고, 대법원은 조선일보의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온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해당 부장판사를 29일 열리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이러한 성급한 윤리위 회부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권한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이는 대법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해당 부장판사에 대한 윤리위 회부는 법원 내외의 다양한 의견과 의사소통하지 않고 공직자윤리 훼손 여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의 겨를도 없이 결정한 너무나 급박하고 경솔한 행위였다”고 성토했다.

법원본부는 “페이스북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평적 관계로 쌍방향이 소통하는 장이며, 주위의 친한 벗들과 페이스북 내 친구관계를 맺어 개인사 등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사적 공간”이라며 “전파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개인의 시민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토론회 등 공적공간도 아닌 사적공간에서의 입장 표명이 그 어떠한 문제가 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법관이 사적공간에 남긴 글을 신문이라는 공적공간으로 끄집어내어 특종인양 침소봉대하는 조선일보의 행위, 이를 부적절한 처신으로 여겨 법관윤리에 문제가 있는 양 윤리위에 회부하는 대법원의 행위야 말로 열린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가공무원법, 법관윤리강령 등에서 공무원에게 요구하는 정치적 중립성은 직무와 관련한 제한적인 것이고, 공무원이 정치적 견해를 갖고 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제한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이 논란이 되는 것이야말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국가주의, 전체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본부는 “지금 대법원이 해야 할 역할은 해당 부장판사를 윤리위에 회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이 인정한 유일한 최고법원으로서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중재신청자(외국투자자)가 국제중재에 회부할 수 있도록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투자자국가제소제도(ISD)가 포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을 국민들 앞에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진정 무엇인가. 일선 법관과 직원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이었나”라며 “그 이유는 다수가 배척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지 못하고, 집권세력의 정책이나 집권자에 대한 복종의 의무에 충실한 씻지 못할 사법역사에서 찾아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법원본부는 거듭 “대법원은 해당 부장판사의 공직자윤리위원회 회부를 즉각 철회할 것과 대법원은 국민들에게 투자자국가제소제도(ISD)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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