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넘은 피고인에 변호인 없이 재판하면 위법

대법 “형사소송법에 의해 변호인 없이 개정하거나 심리해서는 안 된다” 기사입력:2011-11-23 14:23:4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사선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이 70세를 넘었는데도,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지 않고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41년 3월 15일생인 L씨는 지난 2009년 10월께 H씨에게 “건강식품 2박수를 Y씨에게 보내주면 대금을 결제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물건을 보내도록 한 뒤 물품대금 22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김진오 판사는 지난 5월 사기 혐의로 기소된 L씨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엔 국선변호인이 변호했다.

이후 L씨가 항소했는데, 서울동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여훈구 부장판사)는 지난 8월 L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에서는 L씨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이 없었다.

형사소송법 제33조(국선변호인)는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자인 때 ▲피고인이 농아자인 때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자인 때 ▲피고인이 빈곤 기타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때의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물건 값을 지불하지 않아 사기 혐의로 기소된 L(71)씨에 대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2011도11206)

재판부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41년 3월 15일 생으로 원심 제1회 공판기일 당시 이미 70세를 넘었으므로 형사소송법에 의해 변호인 없이 개정하거나 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선변호인이 없는 이 사건에서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변호인 없이 개정해 심리를 진행했기 때문에, 원심판결에는 소송 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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