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장기간 동안 자동차 매연을 마시며 청소하다 폐암으로 숨진 청소노동자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J(사망 당시 47세)씨는 2002년부터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청소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J씨가 담당한 업무는 지상 6~20층까지의 아파트 공용부분 청소, 지하 5층 주차장 바닥 청소(1주일에 2회 빗잘와 밀대로 청소), 지하 3층 주차장 내 창고에서의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매일 90세대에서 배출되는 종이, 박스, 플라스틱 등을 분리해 포대에 담는 것) 등이었다. 근무시간은 평일에는 8~9시간 남짓, 토요일에는 4시간30분이었다.
J씨는 주로 지하 주차장 내에 휴게실에서 점심을 먹은 후 휴식을 취했는데, 지하 3층 주차장 내에 있는 휴게실에는 환풍기는 있으나 청문이 없었고, 지하 2층부터 4층까지가 상가용 주차장이어서 수시로 드나드는 자동차들의 매연이 휴게실 문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지하 4층 주차장 내에는 환풍기와 창문이 있는데, 환풍기는 2008년 고장이 나 작동되지 않았고 창문 틈으로 자동차 매연이 들어와 참다 못해 창문 틈 사이에 셀로판테이프를 붙인 후 창문을 열지 않았다.
또한 이 건물의 지하 주차장에는 외부로 통하는 창문이 없고, 대형 환풍기가 설치돼 있으나 전력이 많이 소모돼 하루 6시간 정도만 가동됐다. 게다가 J씨가 지하 3층 주차장 내 창고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하거나 지하 5층 주차장 바닥 청소를 할 때에도 방진마스크 등 보호장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2009년 9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검사에서 휴게실 내부에서 측정된 디젤배출물질과 발암물질인 라돈의 수치는 외부 대기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J씨는 2009년 두 달간 계속된 감기증상이 낫지 않고 각혈까지 하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폐암의 일종인 선암 진단을 받았다. 청소원으로 일한 지 7년4개월 만이었다. 담배를 피운 적도, 폐암 가족력도 없었다.
이에 J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냈으나 거부당했고, 이에 불복해 재심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8월 J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그러자 J씨의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부되자 “지하주차장에서 청소업무를 수행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의 과정에서 자동차 매연, 라돈, 석면 등 유독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끝에 폐암이 발병돼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조일영 부장판사)는 “J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근로복지공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19일 뒤늦게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망인이 지하 주차장에서 청소업무 등을 하는 과정에서 폐암을 유발하거나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발암물질인 라돈과 디젤배출물질(자동차의 브레이크 라이닝에 함유된 석면도 발암물질)에 노출돼 기도자극을 계속 받아 온 점, 망인이 청소원으로 근무하기 전에는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폐암을 유발할 만한 물질에 노출됐거나 흡연력이나 폐암의 가족력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도 없었는데 청소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중 폐암이 발병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휴게실 등의 작업환경 측정은 망인이 생전에 요양 불승인에 대해 불복해 한 심사청구 과정에서 이루어졌고, 측정 당시 지하 주차장 내에 있는 환풍기가 가동되고 있었으며, 단 1회 측정이 실시됐다는 점에서 망인이 평소 근무했을 때보다 낮은 수치로 측정됐을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개인마다 체질적 요인이나 업무환경이 다르므로 폐암의 잠복기가 최소 10년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비록 망인이 폐암에 이르게 된 의학적 경로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폐암이 각 유해물질 외에 다른 원인들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폐암은 작업 중 노출된 유해물질들에 의해 유발됐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됐다고 추단된다”고 판단했다.
지하주차장 청소노동자 폐암…법원 “업무상재해”
서울행정법원 “작업 중 노출된 유해물질들에 의해 폐암 유발 추단” 기사입력:2011-11-19 14: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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