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단속정보 흘리고 돈 받은 청원경찰 파면 정당

1ㆍ2심 “파면 징계는 지나치게 가혹해 위법”→대법원 “파면은 정당” 기사입력:2011-11-17 14:47:1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화물차 과적단속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190만 원을 받은 청원경찰을 ‘파면’ 처분한 것에 대해 1ㆍ2심 재판부는 징계가 가혹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파면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1988년 남해대교를 관할하는 남해군청 청원경찰로 임용된 이후 진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 소속으로 변경된 A(48)씨는 청원경찰 직책을 수행하면서 주로 과적차량 단속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A씨는 2008년 3월 동생의 친구이자 중학교 후배인 건설장비 대여업자 B씨로부터 과적단속을 피할 수 있는 이동단속반 위치정보 등을 알려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알려준 대가로 3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1년 동안 6회에 걸쳐 190만 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들통 나 품위손상을 이유로 지난해 5월 파면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부산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홍광식 부장판사)는 2010년 4월 A씨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자신의 직무인 과적차량 단속업무에 관해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을 수수해 징계사유인 품위손상행위를 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 입장에서 잘 아는 후배의 부탁을 인정상 적극적으로 뿌리치지 못해 뇌물수수 행위에 이른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정황이 있어 보이고, 받은 액수가 비교적 적은 점, 원고가 20년 넘게 근무해오면서 다른 뇌물수수 행위 또는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저지르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 성실히 근무해 온 점, 뇌물수수 형사사건 항소심이 이런 사정을 참작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점 등을 종합하면 비위행위에 비해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처와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데다가 자녀 중 딸은 뇌병변으로 인한 1급 정신지체장애우로서 그 치료에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파면이 확정되면 공무원 신분이 박탈될 뿐만 아니라 퇴직금까지 그 절반이 제한돼 가족의 생계 및 딸의 치료ㆍ부양에 큰 위협이 초래되는 점, 뇌물수수 동기 중 하나가 딸의 치료비 마련이라는 목적도 있어 보이는 점 등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 항소했으나, 부산고법 제2행정부(재판장 정용달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심이 여러 사정을 참작한 사정을 살펴보면, 파면처분으로 인해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해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 “엄격한 징계 않으면, 청원경찰의 청렴의무에 대한 불신 불러와”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A(48)씨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11en13767)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청원경찰로서 맡은 과적차량 단속업무는 과적으로 인한 도로 및 교량 등 파손행위로부터 도로 등 국가기반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해 다수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행정행위의 하나로 공무원에 준하는 고도의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비위는 이런 공무를 수행하는 원고가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과적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이동과적단속차량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 대가로 금전을 수수한 것으로서 엄격한 징계를 가하지 않을 경우 이런 단속업무를 수행하는 청원경찰의 공정하고 엄정한 단속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일반국민 및 함께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에게 법적용의 공평성과 청원경찰의 청렴의무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금품제공자의 지위, 금품수수 액수, 횟수 등에 비춰 보면 청렴의무위반 중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러므로 원심이 인정한 여러 정상에 관한 참작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파면처분을 한 것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파면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니, 원심판결에는 징계재량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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