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어깨를 탈구시켜 병역을 면제받거나 공익근무 처분을 받으려는 축구선수들에게 어깨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에게 대법원이 징역 1년6월을 확정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병원장 A(39)씨는 개원 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 어깨 탈구 관련 관절경 수술 후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과정에서 운동선수들이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수술을 받으려 하고,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으면 징병검사 규정상 4급 공익근무 및 5급 면제 판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06년 6월 병원 개원 이후 A씨는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 주지 않는 경미한 어깨 탈구의 경우에도 MRI 검사 등을 통해 수술 필요성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수술을 해 준 후 원하는 대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주자 전국 각지에 있는 축구선수들 사이에 소문이 퍼져 병역을 감면받을 생각으로 수술을 받으러 몰려들게 됐다.
이렇게 A씨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탈구증세가 경미해도 쉽게 어깨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진단서를 잘 써주는 병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45명의 축구 선수들에게 어깨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이들이 신체검사 재검판정에서 4~5급을 받도록 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민기 판사는 2008년 11월 병역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축구선수들이 고의로 자신의 어깨를 탈구시키면서까지 병역을 면탈하려 했던 것은 일차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이 의사로서 축구선수들이 병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어깨수술을 받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탈구 정도가 경미한 축구선수들에게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진단서를 발급해 준 것은 축구선수들의 병역면탈행위를 완성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서 죄질 및 범정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과 같은 공범으로서 별건 기소된 축구선수들 대부분이 현재 1심 법원에서 실형의 선고를 받았는바, 현역 입영을 앞둔 나이 어린 병역의무자들이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자신의 소중한 신체를 훼손시킴으로써 건강상의 후유증은 물론 평생 병역기피자로서의 불이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의사의 전문적 재량행위로 포장된 피고인의 범행이 이를 묵인한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축구선수들 중 상당수가 피고인이 어깨 수술을 쉽게 해준다는 소문을 접하고 난 후 비로소 어깨 탈구작업을 시작했을 만큼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병역면탈행위가 조장되고 향후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또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익적 견지에 비춰 보더라도 병역의무를 공평하게 부담해 한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크게 저해하는 것으로서 그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8형사부(재판장 이민영 부장판사)는 2009년 6월 “일부 선수들의 경우 고의 탈구 사실을 알면서도 어깨 수술을 해 줬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1년6월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환자(축구선수)들이 치료에는 관심이 없고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수술을 받으려는 것을 명확히 인식했고, 심지어 이들이 고의로 어깨를 손상했다는 점을 알거나 의심했으면서도, 병증에 대한 적절한 진단 절차를 무시ㆍ생략 내지 요식적으로만 거친 채, 일부의 경우 환자의 병증이 심한 것처럼 진단자료(X-ray)를 적극적으로 만들기까지 하면서 환자들에게 쉽게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줬다”며 “이런 피고인의 행위는 환자들이 병역면탈행위를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서, 죄질 및 범정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피고인에게 수술 받은 환자들 중 상당수는 고의 탈구 방법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수술을 받거나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는 것이 쉽지 않아 포기하고 있다가 ‘어깨 수술을 쉽게 해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잘 써주는 병원’이 있다는 소문을 접하고 난 다음 새로이 범행을 결의하고 어깨 탈구를 시작하거나 재개했다”며 “이는 의사의 재량 판단으로 안이하게 포장된 피고인의 경솔한 수술 시행으로 인해 병역면탈행위가 널리 조장되고 확산됐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 결과 현역 입영을 앞둔 90여 명의 젊은 병역의무자들이 잘못된 생각으로 스스로 신체를 훼손시킨 후 수술까지 받게 돼 건강상의 후유증을 겪게 됨은 물론이고, 이들 대부분은 병역법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처벌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상과 같은 사정들에, 피고인이 계속 적법한 진료행위였음을 강변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환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실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항소심에 이르러 일부 환자들과 관련해서는 무죄가 인정되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낮췄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사건은 A씨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어깨를 탈구시켜 병역을 면제받거나 공익근무 처분을 받으려는 축구선수들에게 수술을 해 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축구선수들의 병역면탈 행위에 가담해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수 있도록 어깨 관절경 수술을 해 준 다음 병사용진단서를 발급해 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병역기피’ 축구선수들 수술해 준 의사 실형
병역법위반 혐의 징역 1년6월 확정…“죄질 및 범정 매우 무겁다” 기사입력:2011-11-14 16: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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