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인 부친 청탁으로 순경 합격…임용 취소 정당

부산지법 “아버지 청탁에 따른 경찰관의 부정행위가 있었기 때문” 기사입력:2011-11-03 16:15:3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순경시험을 보는 아들을 위해 동료경찰관을 통해 시험감독관에게 청탁해 합격했다면 ‘합격 취소와 임용 취소’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K(26)씨는 2008년도 순경공채시험에 응시해 이듬해 4월 순경시보로 임용돼 지난 1월까지 순경으로 근무했는데, 부산지방경찰청은 채용시험 당시 체력검사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K씨의 임용을 취소했다.

사건은 이렇다. K씨의 아버지는 부산지방경찰청 감찰계 경위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동료경찰관에게 “아들이 체력검사 시험에 응시하니 아들을 잘 봐 달라”고 부탁했고 실제로 부정행위가 벌어졌다.

당시 K씨는 100m 달리기를 하던 중에 근육 경련으로 완주하지 못했고, 이후 재측정을 하는 응시생들과 2차 시기 때는 완주했으나 합격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자 K씨는 측정담당 경찰관에게 “다리에 쥐가 나서 제대로 못 뛰었다”며 재측정을 요구, 유일하게 여자 응시생들과 함께 3번째 시험을 치렀으나, 깃발신호 전에 출발해 부정출발로 간주됐다.

K씨는 이어 경찰관에게 다시 부탁해 4번째로 도전해 합격권에 들었다. 그런데 K씨는 초시계를 누르기 전에 출발한데다 결승선에 도착하기 4∼5걸음 앞두고 담당 경찰관이 초시계를 눌러준 덕분에 합격했다. 당시 시험감독관들은 K씨의 부친이 간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뒤늦게 드러났고,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 K씨은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당시 시험을 관리했던 경찰관들도 견책, 감봉 1개월 등의 징계를 받았다.

결국 K씨로 임용이 취소되자, “경찰공무원인 아버지가 아들의 체력검사시험 응시 사실을 동료 경찰관에게 추상적 의례적으로 한마디 언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이를 부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부산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고규정 부장판사)는 순경으로 근무하다 응시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임용이 취소된 순경 (26)씨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합격결정취소 및 임용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경찰공무원임용령에서 규정한 채용시험의 부정행위는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시험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어도 부정행위에 해당하면 그 합격을 무효로 하는 사유가 된다”며 “응시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응시자를 위해 부정행위를 한 경우일지라도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응시자 역시 불합격처리 대상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경찰관의 부정행위는 응시자인 원고의 아버지의 청탁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결국 응시자인 원고의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원고의 아버지를 통한 부정행위가 일어난 것이어서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응시자인 원고 역시 불합격처리 대상자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 아버지의 청탁에 따른 경찰관의 부정행위가 있은 이상 이러한 부정행위가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도 그 합격을 무효로 하는 것이 시험의 형평성, 공정한 이익의 운영 등 공익상 필요 등의 관점에 비추어 타당하다”며 “따라서 원고의 합격을 무효로 하고, 순경 임용을 취소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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