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납북된 후 생사를 알 수 없는 경우, 비록 법원서 실종선고에 의한 사망을 인정받았더라도 국가유공자법상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육군 수송기지창에서 항공기 정비사로 근무하던 J씨는 1977년 10월 정비를 위해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같은 부대 동료 군무원 L씨가 갑자기 이륙하는 바람에 사실상 납북됐다. 군도 J씨가 월북할 만한 동기가 없는 상태에서 L씨의 돌발적인 이륙에 함께 월북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1982년 7월 L씨와 J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종신특혜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북한 선전전단이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됐지만, J씨의 생사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J씨의 부인 A씨는 남편에 대해 실종신고를 했고, 창원지법은 2005년 8월 실종선고를 내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를 받았다. 또 2008년에는 통일부에 납북자 인정신청을 해 납북 피해위로금도 받았다.
이후 A씨는 납북된 남편은 국가유공자법상 ‘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며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했으나, 창원보훈지청이 “육군본부가 J씨의 사망사실에 대해 확인이 불가능해 일반사망으로 결정한 점을 감안할 때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1심인 창원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안창환 부장판사)는 2010년 9월 A씨가 창원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J씨가 북한으로 넘어가게 된 원인은 동료 군무원 L씨에 의해 납북됐기 때문인 점, 이후 J씨는 법원서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간주된 점, 납북 직전 비행기를 점검하는 공무수행 중이었던 점, 육군본부가 J씨를 순직사망이 아닌 일반사망이라고 판단한 것은 군인사법 시행규칙의 전투 내지 재해로 인하지 않은 행방불명자는 (일반)사망으로 처리하라는 규정에 따른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춰 보면 J씨가 공무수행 중 납북으로 인한 실종에 의해 사망처리된 것은 국가유공자법상 ‘공무로 인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원고는 J씨의 배우자로서 국가유공자법의 유족의 범위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해 국가유공자유족 비해당 결정을 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부산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신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J씨는 납북된 후 5년 정도 지난 1982년 습득된 북한 선전전단에 따르더라도 그 무렵까지 생존하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그 후 J씨의 행적이나 사망 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비록 J씨가 실종선고에 의해 법률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실종선고는 J씨의 생사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 기인해 납북으로부터 상당기간 경과한 2005년 8월 법원의 심판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사정 등에 비춰 보면 J씨가 납북됐다는 사실과 실종선고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J씨의 실종이 직무수행 중에 발생했다거나 직무와 관련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A씨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군무원으로 근무하다 납북돼 사망 처리된 남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며 창원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11두9317)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순직공무원에 해당하려면 ‘공무수행 중 사고나 재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J씨가 납북됐다는 사실과 실종선고로 인한 사망간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납북자 생사불명 땐 국가유공자 인정 못해”
“납북과 실종선고에 의한 사망사이에 상당인과관계 있다고 판단 어려워” 기사입력:2011-10-07 16: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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