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과거 아들에게 폭행을 당했던 적이 있는데, 아들과 말다툼을 하기 싫어 방문을 잠그자 아들이 흉기로 위협하고, 또 심한 폭행을 가하는 아버지가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면 정당방위에 해당할까.
대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살던 A(59)씨 지난 5월 아들(23)과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때 화가 난 아들이 옷걸이 행거용 파이프로 아버지 A씨를 때리며 목덜미를 잡고 주방으로 끌고 가서는 발로 등 부위를 밟는 등 심한 폭행을 가했다.
게다가 A씨는 말다툼을 하던 중 아들을 피해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자 아들은 흉기로 방문을 3~4회 가량 쿡쿡 찌르며 위협하기도 했다.
심한 폭행에 참다못한 A씨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주방에서 흉기를 갖고 나와 아들의 왼쪽 가슴을 1회 찔러 숨지게 했다. 결국 A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아들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사건 당일에도 심한 폭행을 당했으며,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살해한 것으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또 A씨는 그렇지 않더라도 방어행위는 야간의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와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정도를 넘게 된 과잉방위에 해당해 위법성 혹은 책임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경철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행위는 ‘반격적 방어’라기 보다는 ‘방어적 공격’으로 보인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이 흉기로 피해자의 가슴을 깊숙이 가격했는데, 그런 깊이의 치명적인 상처는 수동적이거나 엉겁결에 반사적으로 이루어진 행위태양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가격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해 흉기를 들게 된 것이 피해자로부터 심하게 폭행을 당하자 그 상황을 벗어나 자신의 신체나 생명을 방어하기 위한 의사에 기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흉기로 아들을 찌른 것은 폭행을 당했다는 인격적 모멸감, 분노 등에 따른 피고인의 충동적인 공격성향까지 함께 발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이 피해자의 폭력행위로부터 자신의 신체를 방어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할지라도 범행에 사용한 수단이나 행위태양이 단 1회의 가격으로 타인의 생명을 박탈시키기에 충분한 행위인 이상 반격적 방어행위라기 보다는 방어적 공격행위”라며 “나아가 방어행위에 사용한 흉기는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도를 현저히 초과해 상당성이 결여돼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양형과 관련, “피고인이 과거 아들인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적이 있으며, 이 사건 당시에도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서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범행 후 피해자를 구호 후송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 피고인
에게 유리한 정상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만 23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결과에 이르게 돼 범정이 매우 중대한 점, 아들인 피해자의 패륜적 행동은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아버지로서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아들을 잘 양육하고 지도해야 할 책임이 피고인에게도 있으므로 피해자의 패륜성만을 과도하게 평가해 죄책의 정도를 지나칠 정도로 감경하는 것 역시 적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폭력 아들 살해한 아버지 ‘정당방위’ 될까?
대구지법 “반격적 방어행위라기 보다는 방어적 공격행위…징역 5년” 기사입력:2011-09-21 16: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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