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출입카드 빌려 들어갔어도 방실침입죄

대법원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사입력:2011-08-30 12:10:1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회사 경영진과의 불화로 한 달 정도 출근을 안 해 출입카드가 정지된 감사가 경비원한테서 출입증을 빌려 감사실에 들어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떼어내 갔다면 절도죄와 방실침입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전에 있는 모 회사의 감사였던 K(51)씨는 지난 2009년 4월 이른 아침 자신이 사용하던 감사실에 들어가기 위해 출입카드를 출입문 단말기에 접촉했는데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다. 회사 경영진과의 불화로 한 달 간 출근하지 않아 회사에서 K감사의 출입카드를 정지시켰기 때문이었다.

이에 A씨는 출입이 금지된 사실을 알지 못하던 경비원에게 출입카드를 빌려 출입문을 열고 감사실에 들어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떼어갔다.

이에 검찰은 절도, 방실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K씨는 “현직 감사의 출입을 제한시킨 것은 위법하고, 하드디스크를 가져옴에 있어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대전지법 형사9단독 신혜영 판사는 지난해 4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K씨에게 벌금 100만 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신 판사는 먼저 절도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하드디스크를 반환할 때까지 넉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 점으로 봐 일시사용 및 반환의 의사로 보기에는 지나친 점이 있고, 피고인만이 위 하드디스크를 지배하고 있었던 사정을 종합하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실침입과 관련 “피고인이 한 달 정도 결근을 해 왔고, 평상시와 달리 이른 아침 시간에 회사를 찾았으며, 회사의 임원진 등과의 대립 관계 속에서 자신의 출입카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 절도죄가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회사의 의사에 반해 감사실에 침입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K씨가 항소했으나,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K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은 K씨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출입이 정지된 회사에 침입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훔친 혐의로 기소된 K(51)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9570)에서 벌금 100만 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방실침입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감사였고 경비원으로부터 출입증을 받아 감사실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도, 피고인이 경영진과의 불화로 한 달 가까이 결근하다가 아침 일찍 피고인의 출입카드가 정지돼 있음에도 경비원으로부터 출입증을 받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절취하기 위해 감사실에 침입한 행위는 수단 및 방법의 상당성을 결하는 것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절도죄와 관련 “피고인이 하드디스크를 회사에 반환한 것은 이를 떼어간 후 4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인 점 등에 비춰 하드디스크를 떼어갔다가 일시 보관한 후 반환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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