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용산참사 추모 촛불집회 단순 참가자 무죄

“촛불집회가 폭력시위로 번질 것을 알면서 참가했다고 보기 어려워” 기사입력:2011-08-11 11:36:3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2009년 1월 시민사회단체들이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경찰 과잉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개최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시위가 경찰과 충돌하는 폭력사태로 번지는 바람에 불법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과 회사원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단순히 추모의 의사로 참가한 촛불집회가 나중에 폭력시위로 번져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참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9년 1월 서울 용산 남일당 빌딩 옥상에서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재개발부지 내 세입자 및 상가들의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망루를 설치한 후 농성을 벌였는데, 당시 경찰 진압과정에서 격렬히 저항하다 화재로 회원 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이를 계기로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명박 정권 퇴진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주장하면서 조직적인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용산철거민 경찰 살인진압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2009년 1월 20일 남일당 건물 앞에서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살인정권 이명박 정권 퇴진’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참가자들 명동시내로 이동하려다가 이를 제지하는 경찰이 물포를 사용하자 일부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고, 순찰차를 부수고, 경찰들을 향해 던지며 경찰과 대치 충돌했다.

대학생 최OO(25)씨와 회사원 권OO(53)씨 이날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추모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시위대의 집단적인 폭력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결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전재혁 판사는 2010년 6월 최씨와 권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이들은 “집회참가 시점부터 폭력적인 집회는 아니었고, 그 후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가 폭력행위를 했으나 이런 상황을 예상하거나 폭력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항소했고, 서울중앙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한정규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항소를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최씨와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설령 이 사건 집회 및 시위가 처음부터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했다고 하더라도 집회 개최 측과 피고인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고, 피고인들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용산 사망사고 소식을 접하고 놀라 단순히 추모의 의사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다투고 있어, 피고인들이 집회 참가 당시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였다는 정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명동성당 들머리 계단 부근에서 추모행사를 참관하고 있던 중 명동성당 사거리 방향 길목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는 소식을 듣고 단순히 구경하려고 내려갔다가 갑자기 경찰의 진압 및 체포 작전이 시작되고 시위대가 도망해 혼잡스러운 상황이 벌어졌고, 그 속에서 넘어져 체포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며 “만약 그렇게 현장을 이탈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집단적인 폭력행위가 이뤄진 집회에 참가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검사가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경찰에 집단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 폭력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최씨와 회사원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이 사건 ‘용산철거민 경찰 살인진압 비상대책위원회’가 용산 일대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한 뒤 명동성당 사거리 방향 길목에서 폭력행위가 벌어지기 전까지의 집회 및 시위 부분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및 시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집회 참가 당시 그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에 참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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