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법원의 공개금지 가처분에도 불구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한 교사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과 조 의원으로부터 명단을 받아 공개했던 동아일보 인터넷신문 ‘동아닷컴’이 교사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26일 전교조와 소속 교사 3438명이 “전교조 가입 정보 공개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전교조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조전혁 의원과 동아닷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교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전혁 의원은 7명을 제외한 3431명의 교사에게 1인당 10만 원씩 총 3억 4310만 원, 동아닷컴은 교사 1인당 8만 원씩 총 2억 74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 사건 정보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정체성을 인식케 하는 기관(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 현황을 담고 있어 그 정보에 의해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에 충분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의 범주에 포함된다”며 “따라서 피고들의 이 사건 정보공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조합 가입 현황을 포함한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됨에 의해 원고 전교조에 속한 조합원들이 노조 가입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노조를 탈퇴하거나, 아직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들이 새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는 등 노동조합 결성 및 노동조합의 가입ㆍ탈퇴의 자유에 관한 개별적 단결권의 침해를 초래하게 되고, 나아가 원고 전교조 역시 근로자단체로서 존속ㆍ유지ㆍ발전ㆍ확장할 수 있는 집단적 단결권을 침해받게 될 것이므로, 피고들의 이 사건 정보 공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의 개별적 또는 집단적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알권리는 교원과 노동조합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내지 단결권이라는 기본권과 충돌하게 되므로, 교육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과 시행령에 따라 공시되고 있는 범위를 넘어서 아무런 제한 없이 학생이나 학부모의 알권리에 기초해 교원 개개인의 노조 가입 여부나 특정 노조에 관한 정보에 대한 접근ㆍ수집ㆍ공개가 허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 전교조에 가입한 교원의 명단 전부를 일반 대중에 제한 없이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은 그 침해되는 법익의 중요성에 비춰 인정될 수 없는 점을 더해 살펴보면, 피고들의 정보 공개로 발생되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이에 기초한 교육의 선택권 내지는 알권리, 언론기관의 언론의 자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허용돼야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피고들의 위법성 조각 항변은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정보에 관한 피고들의 각 공개행위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들은 이 사건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개를 강행한 점, 그러나 피고들은 국회의원 또는 언론기관으로서 개인적인 이익이나 목적이 아닌 학부모 및 일반 국민의 알권리 실현이라는 동기에서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배상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이날 판결에 대해 “국회의원과 언론기관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무분별하게 교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용납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환영했다.
전교조는 조 의원의 공개에 동조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교사 명단을 공개한 한나라당의 다른 국회의원 9명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조 의원 측으로부터 받은 손해배상금 등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조 의원은 지난해 3월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위해 알릴 필요가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교원단체 가입현황 등이 담긴 ‘각급 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제출받아 4월19일부터 5월4일까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공개에 앞서 서울남부지법이 4월15일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조 의원에게 명단 공개를 금지할 것을 결정했지만, 조 의원은 “법률 전문가들과 상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공개를 강행했다.
조 의원은 이후 명단을 삭제하지 않으면 하루 3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내도록 간접강제 결정이 내려지자 며칠 뒤 명단을 삭제했고,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명단 공개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동아닷컴도 조 의원으로부터 전교조 소속 교사의 명단을 넘겨받아 작년 4월 20~2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실명 공개에 동참했다.
전교조 명단 공개 ‘조전혁’…교사 1인당 10만원 배상
서울중앙지법, 조전혁 총 3억 4310만원, 동아닷컴 2억7400만원 손해배상 판결 기사입력:2011-07-26 19: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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