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운전면허 취소 잘못한 경찰…국가 배상책임

제주지법, 1종 운전면허 적성검사 미필로 2종 면허까지 취소는 위법 기사입력:2011-07-19 10:05:5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택시운전기사가 1종 보통면허에 대한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2종 보통면허까지 취소한 경찰의 행정처분은 공무원의 과실에 해당되는 만큼, 국가가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2008년 택시운전기사인 A씨가 제1종 보통운전면허에 대한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A의 제1종 보통운전면허와 제2종 보통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했다.

이에 A씨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제1종 보통면허에 대한 적성검사 미필로 제2종 보통면허까지 취소해서 택시운행을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제기, 제1종 보통면허만 취소하는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받아냈다.

이후 A씨는 “2009년 9월부터 4개월간 경찰의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해 택시를 운행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94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경찰공무원의 과실 책임을 인정해 “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100만 원과 운전면허 취소로 택시운전을 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한 4개월 수입 440만 원 등 540만 원을 지급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인 제주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부상준 수석부장판사)도 택시운전기사 A씨가 “경찰의 위법한 운전면허취소 처분으로 택시운전을 못해 손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나3162)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나,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해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해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를 취소 또는 정지함에 있어서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함이 원칙”이라며 “이 사건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운전면허 중 적성검사 기간이 도래한 것은 1종 보통면허뿐이었고, 2종 운전면허에 대해서는 면허 취소 당시에 적성검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1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그 운전면허증의 면허번호는 최초로 부여한 면허번호로 통합관리하고 있더라도, 이는 운전면허증 및 면허번호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여러 종류의 면허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거나 각 면허의 별개적인 취소 또는 정지를 분리해 집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므로 특정 면허의 취소 또는 정지에 의해 다른 운전면허에까지 당연히 취소 또는 정지의 효력이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판례가 수십 년 동안 누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행정심판위원회에서도 여러 개의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운전자가 그 중 1개 면허에 대한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나머지 면허를 모두 취소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적성검사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2종 보통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점은 행정청으로서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해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고 봄이 상당해, 국가는 담당공무원의 직무집행상 과실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법에 의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위법한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이상, 국가는 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책임이 있고, 국가가 이 사건 처분으로 생업에 종사하지 못한 기간 등을 고려해 위자료 100만 원과 일실 수입 440만 원 등 총 540만 원을 지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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