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언니의 병간호 등을 위해 부득이하게 언니 집을 방문한 후 그 다음날 언니 집에서 근무 장소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정부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법원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공무원 A(50,여)씨는 청송 제2보호감호소에서 근무해 왔는데, 평소 청송군 진보면 자택에서 감호소까지 승용차를 운전해 출ㆍ퇴근을 했다. 그런데 1997년 1월 감호소에서 퇴근한 A씨는 언니로부터 유행성 독감으로 아파 누워 있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언니의 병간호 및 가사를 돕기 위해 안동시 언니 집에 갔다.
그런데 A씨는 다음날 언니 집에서 승용차를 운전해 청송감호소로 출근하던 중 안동시 임하면 소재 국도 커브길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 좌측으로 이탈해 도로변 옹벽을 충돌하는 바람에 크게 다쳐 사지마비 등의 중상을 입었다.
이에 A씨는 1999년 안동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공상공무원) 등록신청을 했고, 보훈심사위원회는 “출근 중 부상을 입었으나, 이는 안전운전의무를 태만히 한 본인의 과실이 경합됐다”는 이유로 지원공상공무원 요건에 해당한다고 심의ㆍ의결했다. 그 후 A씨는 상이등급 구분을 위한 신규 신체검사에서 1등급 판정을 받아 국가유공자(지원공상공무원)로 등록됐다.
그런데 감사원은 지난해 1월 A씨의 지원공상공무원 요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전날 언니 집에 들렀다가 다음날 출근하는 길은 순리적인 출근 경로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출근 경로로 복귀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라고도 볼 수 없는 등 사적인 영역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재심 대상으로 통보했다.
보훈심사위원회는 2010년 5월 A씨의 공상공무원 요건에 대해 재심의한 후 지원공상공무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심의ㆍ의결했고, 이에 안동보훈지청은 지난해 6월 A씨에 대해 ‘공상공무원 등록 요건 재심사 결과 지원공상공무원 적용 비해당자로 결정됐고, 종전 지원공상공무원 등록 결정은 취소됐다’는 내용의 재심사 결과 안내를 통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유행성 독감으로 아파 누워 있는 언니의 간호 및 가사를 돕기 위해 언니 집을 방문한 후, 다음날 언니 집에서 근무지인 감호소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이므로, 이는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대구지법은 지난 2월 A씨가 안동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안동보훈지청이 항소했으나 대구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창종 부장판사)도 항소(2011누663)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가 입은 부상이 공무상재해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언니 집에서 근무 장소인 감호소까지의 통근이 ‘근무를 위해 주거지와 근무 장소 사이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해 왕복하는 행위’에 해당해야 하는데, 원고 통근이 근무를 위한 목적으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경로와 방법을 선택해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이 사전의 쟁점은 원고가 자택이 아닌 언니 집에서 감호소까지 출근한 것이 주거와 근무 장소 사이의 왕복을 위한 순리적인 출근 경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근무 장소는 감호소로 특정돼 있으므로 주거에 관해 보면, 주거는 단순히 거주 장소 일반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취업의 거점으로서의 성격을 가진 것이므로, 예컨대 친구 집이나 약혼자 집에서 자고 아침에 근무 장소로 출근하는 경우에는 주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통근재해에 있어서 취업의 거점으로서의 주거라 함은 기본적으로 생활의 중심이면 족하고, 그곳에서 어떠한 가족관계를 맺고 있는지 내지 주거와 직장 사이의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자택을 비롯해 하숙 또는 자취집, 기숙사 등은 모두 주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외에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일시적인 생활의 장소, 예컨대 딸의 출산을 돕기 위해 딸의 집으로부터 출근하는 경우나 남편의 병간호를 하다가 병원으로부터 출근한 경우에도 그 거주 목적 등에 비춰 딸의 집과 병원을 모두 주거로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는 유행성 독감에 걸린 언니의 병간호 및 가사 일을 돕기 위해 부득이하게 안동에 사는 언니 집을 방문한 점, 그 다음날 언니 집에서 근무 장소로 곧바로 출근하던 중 사고를 당한 점 등에 비춰 보면, 원고가 평소 거주하던 자택이 아닌 언니 집에서 근무 장소로 출근하게 된 것은 언니의 병간호 등을 위한 부득이한 사정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것으로 수긍되고, 달리 예측 가능한 통근 경로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고는 원고가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공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 대한 국가유공자 등록을 취소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언니집서 병간호하고 출근하다 사고 ‘공무상재해’
대구고법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한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기사입력:2011-07-13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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