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무상급식 문제가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던 작년 6.2지방선거를 전후해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을 지지하며 관련 행사를 벌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에게 항소심도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5일 이례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일부 언론이 마치 “‘선거운동 기간 중 선거 쟁점 사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시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의 결론은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반대하는 것을 비판하는 일상적ㆍ업무적인 행위를 한 것은 선거법위반이 아니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특정 정당 및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봐 유죄로 판단했다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이하 무상급식연대)는 작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쟁점으로 부각된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주장하는 민주당 등 야5당과 연계해 정책협약을 맺고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무상급식연대는 지난해 3월 6.2지방선거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을 모든 후보자가 공약화하도록 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학교급식네트워크 등 약 2000여개의 시민단체가 참가해 발족한 단체다.
무상급식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인 A(53,여)씨는 작년 4월5일 서울광장에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위한 희망의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하면서 “친환경무상급식은 아이들의 행복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은 국가의 책무다” 등의 피켓을 들고, 6.2지방선거에 입후보가 예상되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현하는 길을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A씨는 다음날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750만 친환경 무상급식 범국민 서명운동’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서명대를 설치한 뒤, 일반 선거구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으며 “우리 아이에게 친환경무상급식이 당연한 건 설명할 필요 없다. 하루빨리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5월16일에는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주최한 전국교사대회에 무상급식연대의 대표자 자격으로 참석해 “4대강을 저지하고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것이 왜 선거법위반이고, 왜 불법집회입니까. 저희는 단호히 거부합니다”라고 발언하고, ‘친환경 무상급식 부탁해요’라는 내용이 기재된 현수막과 서명대를 설치하고, 일반 선거구민으로부터 ‘부자감세와 4대강 삽질로 구멍 나는 국가예산을 활용하면 당장 전국적인 무상급식의 실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힌 서명지에 서명을 받았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선거일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고 인쇄물 등을 배부했으며, 선거운동을 위해 선거구민에 대해 서명을 받는 등 선거운동기간 전에 14회에 걸쳐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기소했다.
그러자 A씨는 “무상급식연대의 대표자로서 친환경무상급식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정당한 활동범위 내에서 활동한 것으로서, 그와 같은 행위를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의 지지 또는 반대를 위한 선거운동이라 할 수 없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 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 A씨에게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가 정당 또는 후보자 간에 견해가 대립되는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피고인은 유독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와 반대되는 정책을 정강으로 채택한 한나라당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희망의 나무 전달 행사(4월5일)를 진행한데다가, 이날 발언에서도 당시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등 특정인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거론했다”며 “이는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인쇄물을 배부하며 선거운동을 했다는 부분과 친환경무상급식 찬성 또는 반대 후보란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해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당선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던 점으로 봐 단순히 친환경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활동에 불과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상급식연대가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하는 특정 후보자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단지 친환경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지지하는 활동만을 했는데, 이것이 지지ㆍ반대하는 후보자에게 유ㆍ불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ㆍ반대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일부 행위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 대한 당선 또는 낙선의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선거운동행위라거나, 그러한 선거운동을 위해 서명을 받는 행위라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현수막 게시나 표시물의 배부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검사는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반면 A씨는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각각 항소했고, 서울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용섭 부장판사)는 지난 6월30일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 A씨에게 1심과 같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A씨가 작년 4월6일 명동예술극장 앞, 4월15일 인사동입구, 5월5일 서울광장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관련 행사를 한 것은 선거 이전부터 주장해 왔던 친환경무상급식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의 행사로 특정 정당 및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공소사실 가운데 A씨가 민주당 등과 친환경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정책협약식을 체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나라당을 언급하면서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야5당이 선거연합을 통해 승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 친환경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활동에서 더 나아가 친환경무상급식을 찬성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은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또한 단순히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반대하는 것을 비판하는 일상적, 업무적인 행위를 한 것에서 더 나아가 ‘친환경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은, 특정 정당 및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로 인정했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선거의 공정과 평온을 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한 점,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상급식연대의 활동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으므로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면서 활동할 것을 여러 번 촉구했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경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점 등 엄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대표자인 무상급식연대의 주된 목적은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을 위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기 위한 것이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부터 학생들을 위한 급식활동의 일환으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각종 활동을 전개해 직영급식, 안전한 우리농산물 사용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점 등의 유리한 정상도 있어 이릉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상급식연대 대표 벌금형…서울고법, 입장 보도자료 왜?
서울고법 “선거쟁점 찬반 표명 자체가 선거법위반으로 판단한 것처럼 보도해” 기사입력:2011-07-06 20: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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