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밖으로 나간 ‘로스트볼’ 줍는 사람이 임자

대구지법 “ 인의 소유에 속하는 물건 절취 또는 횡령했다고 볼 수 없다” 기사입력:2011-07-05 14:17:5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골프경기 중에 골프장 밖으로 나간 골프공을 뜻하는 ‘로스트볼’에 대해 골프장 측에서 소유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주인이 없는 ‘무주물’로 로스트볼을 주워 판 사람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쉽게 말해 로스트볼은 줍는 사람이 임자라는 것이다.

A(49)씨 등은 지난해 3월 경남의 한 골프장 주변에 떨어져 수거되지 않은 골프공 이른바 ‘로스트볼’을 4회에 걸쳐 1670여개 시가 40만원 상당을 주운 뒤 팔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인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지난 1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자 검사는 “피고인들이 가져간 로스트볼은 골프경기자들의 소유물이고, 설령 골프경기자들이 로스트볼의 소유권을 포기해 무주물이 됐다 하더라도, 로스트볼이 떨어져 있는 장소는 골프장 시설관리자가 골프장 조성에 따른 통행로로 사용하기 위해 사용승인을 받아 사용하고 있던 곳이므로 로스트볼을 선점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대구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황영수 부장판사)는 골프장 밖으로 나간 로스트볼을 상습적으로 훔쳐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9)씨 등 2명에 대한 항소심(2011노622)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로스트볼의 가액 등을 고려해 볼 때, 통상 골프경기자들이 경기를 하던 도중 골프장을 벗어난 곳에 떨어진 골프공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기 위해 골프경기를 중단한다거나, 골프경기 후에라도 골프장 정문으로 되돌아나가 국도를 따라 500미터를 진행하다가 소로를 통해 10여 미터를 더 이동한 후 경사진 언덕 아래로 다시 10여 미터 이상 내려가는 수고를 감수할 의사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골프경기자들이 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이상, 경기 중 골프장을 벗어난 곳에 떨어진 골프공의 점유 회복을 단념하는 시점에 그 골프공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묵시적인 의사를 표시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런 경우까지 로스트볼이 여전히 골프경기자들의 소유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로스트볼을 수거한 장소는 골프장의 관리구획을 벗어난 구역으로서, 수풀이 우거져 있으며 거리도 먼 점, 출입제한 또는 관리주체를 밝히는 표지도 없는 점, 로스트볼의 상당수는 흙과 낙엽에 묻혀 있었으며, 골프장에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위 장소에서 로스트볼을 수거한 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보면, 골프경기자들이 묵시적으로 소유권을 포기함으로써 무주물이 된 로스트볼을 골프장의 시설관리자가 선점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타인의 소유, 타인의 점유에 속하는 물건을 절취했다거나 일시적으로 벗어난 물건을 횡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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