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선배의 위계를 세운다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면식을 실시하며 폭음을 강요해 후배 신입여대생을 숨지게 한 선배들에게 과실치사죄가 적용돼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충북의 모 대학에서 군대를 갔다 온 복학생 A씨 등 선배들은 학과 1학년 신입생들인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는 등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선배의 위계를 세우기 위해 2학년생들을 주축으로 신입생들을 상대로 소위 ‘대면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29일 교내 건물 휴게실로 B(19)양 등 신입생 28명을 강제로 불러 모은 뒤, 2학년 선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도록 해 이름을 모르는 선배 숫자만큼 종이컵에 소주를 따라 벌주 명목으로 강제로 마시도록 한 것.
이들은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따라주는 술을 억지로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B양에게 주량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종이컵에 소주를 연거푸 3회 따라주는 등 27분 동안 무려 8잔(소주 2병 이상)을 마시도록 했다.
B양은 술을 마신 직후 비틀거려 친구들이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서 구토를 하도록 유도했으나 구토를 하지 않은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화장실에 방치돼 있다가 나중에 자신의 자취방으로 옮겨진 B양은 다음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결국 이들은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청주지법 형사2단독 방선옥 판사는 29일 A씨 등 2명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년 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방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강압적으로 술을 마시도록 하지 않았고, 술에 취한 피해자 등 1학년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보살피는 등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배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 등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고 봐 술을 먹이면서 한번 혼내주고 기강을 잡기 위해 대면식을 주도한데다, 주량을 물어보지 않고 훈계하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도록 한 점 등에 비춰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신장 153cm 체중 약 36kg의 왜소한 체격에다 평소 소주컵 기준으로 2~3잔정도 주량인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피해자는 1분 만에 소주를 맥주 종이컵에 3잔을 마시고, 20분 정도 서 있는 상태에서 2학년들의 훈계를 들은 후 다시 7분 동안 맥주종이컵에 소주 5잔을 마셔 27분 동안 안주 없이 8잔(소주 2병 이상)의 소주를 마시게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술을 마신 1학년 중에는 피해자와 같이 3잔을 마시고도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은 학생이 있고, 화장실에서 토하거나 쓰러진 학생들이 다수 있었던 점, 피해자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던 상황임에도 피고인들은 잠을 자는 것으로 생각해 아무런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화장실 바닥에 방치했다가 나중에 피해자의 자취방에 데려다 놓았을 뿐인 점 등을 보태 보면,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 판사는 “피해자에게는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지병이나 손상, 중독, 질식, 장기의 병변 등이 없었던 점, 사망 이후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57%에 이르는 점, 음주와 연관돼 급성 호흡부전이나 급성 심부전이 발생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소주 2병이 넘는 양의 술을 27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먹게 했을 때에는 사람의 신체에 이상이 발생할 것이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도 예견할 수 있었다”며 “따라서 술에 취한 피해자에 대해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폭음 강요로 후배 여대생 사망…선배 과실치사죄
방선옥 판사,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기사입력:2011-06-30 15: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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