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의견 존중해 양형기준보다 낮게 형량 선고

울산지법, 살인미수 혐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년6월 선고 기사입력:2011-06-30 14:36:3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차량 접촉사고에 따른 합의금 문제가 결국 살인미수로 비화된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재판부가 배심원들의 양형의견을 존중해 양형기준의 권고형 범위를 다소 벗어나 형량을 낮게 선고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A(38)씨는 지난 3월14일 새벽 4시경 울산의 한 은행사거리 부근에서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주장하는 B(39)씨와 차량 접촉사고 여부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

A씨는 B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사실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B씨가 음주운전을 약점 삼아 112에 신고하겠다고 하면서 은근히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자 음주운전으로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을 염려해 어쩔 수 없이 합의금을 줘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당시 A씨는 B씨의 요구에 이끌려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고 지인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B씨가 요구하는 합의금을 구하려고 했으나, 이를 맞출 수가 없어 우선 80만 원을 지급하고 30만 원은 다음날 통장으로 입금시켜 주기로 했다.

그런데 A씨는 과도한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장시간 자신을 힘들게 만든 B씨의 행동에 불만이 생겼던 차에, B씨가 혼잣말을 빙자해 자신에게 들으라는 듯이 “거지같은 XX, 돈도 없는 게 술을 쳐 먹고 다니냐, 돈이 없으면 술을 쳐 먹지 말아야지”라는 말을 듣는 순간 폭발했다.

이에 A씨는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 안에 있던 흉기를 꺼내 B씨의 얼굴과 목 부분을 1회씩 찔렀다. 이때 B씨가 격렬히 저항해 살인은 미수에 그쳤고, B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결국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고,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제완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통사고 합의금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피해자에게서 모욕을 당했다는 것만으로 흉기로 피해자의 목과 얼굴을 찔렀고, 피해자가 흉기를 붙잡고 반항해 더 이상 가해행위를 할 수 없어 피해자에게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자칫 피해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교통사고 합의금 문제로 피해자와 언쟁이 있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유발한 측면이 일부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 양형기준은 살인범죄 제2유형(보통 동기에 의한 살인)의 감경영역에 해당해 징역 2년 이상 3년 이하가 권고형의 범위”라며 “그런데 양형기준의 권고형 범위를 다소 벗어나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것은 배심원 다수의 양형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심원 7명은 징역 1년6월, 1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1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양형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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