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지상파 방송사 3사의 맛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홍보대행사(외주제작사 포함)가 돈을 받고 처음부터 연출된 ‘광고형 맛집’을 소개한다는 걸 밝힌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가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충격과 함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찾아라! 맛있는 TV’를 방영하는 MBC(문화방송)는 이 영화의 전국 개봉을 앞두고 법원에 ‘허위사실’이라며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영화를 개봉해 관객들이 봐도 좋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짚어봤다.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은 MBC(문화방송) ‘찾아라! 맛있는 TV’(이하 ‘맛있는 TV’) 프로그램의 홍보대행사에 900만원을 주고 위 프로그램 중 ‘김○○의 스타맛집’이라는 코너에 자신들이 지정한 특정 음식점을 출연시켰고, 그 촬영장면을 몰래 촬영해 트루맛쇼 내용에 포함시켰다.
김 감독의 기획 의도는 지상파 방송 3사의 맛집 프로그램이 돈을 받고 처음부터 연출된 ‘광고형 맛집’을 소개한다는 걸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트루맛쇼에 MBC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 맛집 소개 프로그램 홍보대행사 등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음식점으로부터 금전을 수수하고 해당 음식점을 방송에 출연시켜줬다는 취지의 영상을 포함시켜 트루맛쇼를 제작했고, 이 영화는 지난 4월29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지난 2일부터 전국 10개 영화관에서 공개 상영되고 있는 이 영화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극장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MBC는 “트루맛쇼에서 금전을 수수한 업체를 모호하게 편집하고, 음식점이 홍보대행사 등에 돈을 주고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홍보대행사에 전달된 돈이 결국 제작사나 방송사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마치 MBC가 음식점으로부터 금전을 수수하고 그 음식점을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고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MBC는 맛있는 TV 등 맛집 소개 프로그램과 관련해 금전을 수수하고 그 대가로 음식점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킨 사실이 일체 없다. 비록 홍보대행사가 금원을 수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함정취재로 인해 발생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반박했다.
또 “영화관에서 공개적으로 상영될 경우 허위 내용이 모두 진실한 것처럼 일반에게 잘못 인식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MBC가 입을 명예나 신용 훼손의 손해는 이후 반론보도나 손해배상만으로는 회복되기 어렵다”며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상물 ‘트루맛 쇼’를 극장 또는 텔레비전을 통해 상영하거나, TV, 비디오테이프, CD 등으로 제작ㆍ판매ㆍ배포ㆍ상영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개해서는 안 되며,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재판장 성지용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일 문화방송(MBC)이 주식회사 비투이와 김재환 감독을 상대로 낸 영화 ‘트루맛쇼’에 대한 상영등금지가처분 신청(2011카합297)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해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둬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언론사에 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그에 대한 비판의 수인 범위 역시 넓어야 하고, 언론사는 스스로 반박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통해 잘못된 정보로 인한 왜곡된 여론의 형성을 막을 수 있으며, 일방 언론사의 인격권 보장은 다른 한편 타방 언론사의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론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법부에 의한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헌법상 검열금지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 등의 가처분은 위와 같은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에 해당하고, 그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그와 같은 경우에도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 그와 같은 표현행위는 그 가치가 피해자의 명예에 우월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고, 또 그에 대한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으로서 금지의 필요성도 인정되므로 이러한 실체적인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처분결정으로 트루맛쇼의 상영 등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트루맛쇼의 표현내용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진실이 아니거나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신청인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여야 한다”며 “그러나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맛있는 TV 등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소개된 음식점이 돈을 내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점이나 피신청인들이 이런 잘 사실을 알면서도 트루맛쇼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피신청인들은 신청인의 맛있는 TV 프로그램의 홍보대행업체에 연락해 홍보비를 주는 대가로 방송에 출연시켜 줄 수 있는지 문의한 사실, 그 업체는 'MBC의 스타맛집 등의 코너는 파급효과가 커서 가격이 비싸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사실, 피신청인들은 900만원을 주고 위 프로그램에 특정 음식점의 출연을 부탁했고, 실제로 위 음식점은 프로그램 중 ‘김○○의 스타맛집’이라는 코너에 그곳의 단골이 아닌 연예인 김○○, 천○○ 등의 단골 맛집으로 소개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정한 음식점이 실제로 ‘맛집’이거나 스타의 단골 맛집인지 여부 등과는 관계없이 홍보대행사 등에게 일정한 돈을 주면 신청인 등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해 맛집으로 소개될 수 있다는 점을 기본적이고 일관된 주제로 삼은 트루맛쇼의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부 내용은 음식점이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돈을 지급한 대상이 홍보대행사와 외주제작사, 방송사 중 어느 곳인지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돼 방송사에 음식점이 맛집 소개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홍보대행사 등에 제공한 돈이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도 하나, 일부 모호한 표현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 정도만으로는 트루맛쇼의 표현내용이 신청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더욱이 TV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이 돈을 받고 음식점을 출연시킨다는 취지의 내용은 맛있는 TV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공개적으로 소개할 정도의 맛집이 아님에도 홍보대행사에게 돈을 주면 얼마든지 맛집으로 둔갑해 방송에 소개될 수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전에 섭외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음식 맛에 대해 과장된 인터뷰를 하는 장면 등 미리 준비된 대본에 따라 연출된 내용들이 실제 상황인 것처럼 방송되고 있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트루맛쇼의 표현내용 중 신청인의 맛있는 TV 등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돈을 받고 음식점을 출연시켜준다는 취지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신청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돈 주고 ‘맛집’된 프로그램 고발한 ‘트루맛쇼’에 MBC 패소
서울남부지법 “돈을 주면 맛집으로 둔갑해 방송될 수 있는 현실 고발” 기사입력:2011-06-20 18: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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