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4대강 사업’ 원가공개 소송 또 승소

부산고법 “정보 공개가 입찰과정 공정성 및 입찰가격 적정성 입증하는데 도움” 기사입력:2011-06-15 11:03:4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경제정의실천연합이 ‘4대강 사업’ 원가공개 소송에서 또 승소했다. 부산고법 제2행정부(재판장 정용달 부장판사)는 지난 1일 국토해양부가 항소(2010누5615)한 낙동강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강3(이포보), 4(여주보)공구에 대한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의 공개 판정에 이어, 부산지법, 전주지법 등에 이은 6번째 원가공개 승소다. 소송을 통해 정부가 공개해야 할 자료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 등 13개 공구의 설계 및 시공 일괄입찰공사(턴키방식) 방식으로 진행한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산정한 ‘추정가격’의 산출근거와 기준이다.

이번에 공개 결정된 공구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소송했던 낙동강 20, 22(달성보), 24(칠곡보), 25, 30(구미보), 31, 32(낙단보), 33(상주보) 등 8개 공구로, 부산지법은 지난해 10월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부산비방국토청은 “4대강 사업에 관해 다른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점, 최종계약이 체결되기 전이라 업체의 창의적인 설계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들며 비공개 정보라는 주장으로 항소를 진행했다.

이에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은 “국토부가 근거로 드는 낙동강 하천공사시행고시처분 소송은 애초에 본 소송의 비공개 처분사유가 아니었던 점, 1,2단계 공사는 이미 입찰이 종료돼 업무를 방해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 함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따져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동강살리기 사업에서의 특정 8개 공구의 입찰공고에 명시된 추정금액의 산출근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원가 공개가 낙동강 하천공사 소송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관련된 정보인지 여부 자체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위 재판의 공정성 및 독립성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공개하는 것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해 위 재판에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1ㆍ2단계 공사는 각 구간별 추정금액이 산출된 후 이를 토대로 입찰이 이뤄져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되고, 실시설계적격자에 의해 공사착공 및 실시설계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정보가 입찰계약과정,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에 관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설계 및 시공 일괄입찰공사에서 추정금액이란 발주자가 입찰공고를 하기에 앞서 입찰대상자 및 적정입찰가격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른 예산배정을 하기 위해 특정 공사에 소요되는 예상 금액에 대해 산출해 놓은 것으로서 이는 입찰과정에서의 공정한 입찰 및 사업자선정에 있어서 일응의 기준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이미 입찰이 종료돼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된 이상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턴키방식의 사업의 경우 입찰이 종료돼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된 이후에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해야 할 것인데, 정부 측에서 이에 대한 아무런 증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이 사건 1ㆍ2단계 공사와 관련한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이 왜곡되거나 외부의 부당한 영향과 압력을 받는 등으로 피고의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입찰과정에서의 공정성 및 입찰가격의 적정성을 입증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따라서 이 사건 정보는 비공개정보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경실련은 “소송을 제기했던 4대강 공구들은 대부분 설계 및 시공 일괄입찰(턴키방식)로서 4대강 예산 낭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턴키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공사는 전제 시설 공사 예산 10.6조원 중 절반인 5.6조원으로 낙찰가는 5조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 공공사업은 품셈을 통해 이미 부풀려진 발주가격을 가격경쟁방식 입찰을 통해 설계 가격의 55%수준에서 낙찰되지만 4대강 사업의 대형사업장은 경쟁 없는 턴키발주로90.5%의 낙찰율을 기록했다”며 “경실련은 이미 2009년 12월 턴키 발주로 인해 총 1.3조원의 혈세가 낭비됐음을 지적한바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신영철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또다시 패배할 것이 뻔 한 소송을 무리하게 진행할 것이 아니라 즉각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재임 당시 최초로 아파트 원가를 공개한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치적사업인 4대강의 당당함을 인정받으려면 즉각 공개를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달 부동산ㆍ국책사업팀장도 “정부가 계속해서 사법부의 판단을 어기며 4대강 정보를 감추려고 하는 것은 결국 건설사의 입장만 대변하며 4대강 사업이 짜고 치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이후 과거 정보가 공개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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