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 위험성 알리지 않은 펀드, 배상해야”

김영욱 판사, 고객 보호의무 위반한 금융기관 60% 과실 책임 기사입력:2011-06-13 16:30:1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금융기관 직원이 펀드를 판매하면서 만기상환금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실한 표시가 기재된 상품설명서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고객보호 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79,여)씨와 B(81)씨는 2008년 2월 부산에 있는 모 금융기관 구포지점에서 직원이 판매하는 ‘파생상품투자’를 매수하면서 각각 4800만 원과 2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투자신탁재산의 대부분을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변동에 따라 수익이 확정되는 투자신탁으로서 높은 수준의 투자위험(1등급)을 지닌 상품이었다.

그런데 이 금융기관 직원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문구가 삭제된 상품설명서를 A씨와 B씨에게 읽어볼 것을 권유하는 외에는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고, 펀드에 대해 자세히 기재돼 있는 투자설명서도 교부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원금의 2100만 원, B씨는 원금의 874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상품설명서에 ‘worst performer 기준’이 빠져있고, 직원이 따로 설명한 적도 없으므로 약관규제법에 의해 이 사건 펀드가입은 무효가 된다”며 “따라서 금융기관은 펀드가입금액 중 만기 시 받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민사26단독 김영욱 판사는 최근 A씨와 B씨가 모 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단26093)에서 금융기관의 과실을 60% 인정해 “피고는 원고 A씨에게 1258만원, B씨에게 524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투자신탁 수익증권 판매 업무를 영위하는 은행 임직원이 고객에게 수익증권의 매수를 권유할 때에는 그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포함해 당해 수익증권의 특성과 주요내용을 명확히 설명함으로써 고객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고객을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이런 주의의무를 위반한 결과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고객에게 어느 정도의 설명을 해야 하는지는 당해 수익증권의 특성 및 위험도의 수준, 고객의 투자경험 및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 사건 상품설명서에 출력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worst performer 기준’은 만기에 OO중공업, △△전자 중 어느 것을 비교주가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만기상환금액을 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고객인 원고들에게는 반드시 설명을 해줘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상품설명서에는 ‘worst performer 기준’이 삭제돼, 마치 만기에 OO중공업, △△전자 중 하락률이 큰 주가가 아니라 위 각 주가를 비교주가로 만기상환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펀드를 판매한 직원이 위와 같이 빠진 문구를 설명하면서 만기 시 OO중공업, △△전자 중 주가 중 하락률이 큰 것을 기준으로 만기상환금을 산정한다는 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면, 원고들과 같은 투자자로서는 만기 상환 시에는 OO중공업, △△전자 각 주가를 비교해 만기상환금을 산정하는 금융상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 직원이 원고에게 이 펀드를 판매하면서 만기상환금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실한 표시가 기재된 상품설명서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들로 하여금 만기 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에 관해 오해하게 한 것은, 고객이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고객을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원고들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투자자들인 원고들로서도 투자하는 신탁상품의 내용, 손익구조, 투자위험성 등에 관한 내용을 미리 정확히 파악해 신중하게 검토한 다음 투자해야 함에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투자설명서를 받지 못했으면, 이를 교부해 줄 것을 요구해 자세히 검토한 후 이 사건 펀드에 가입했어야 한다”며 “이런 원고들의 과실을 손해액 산정에 참작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의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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