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하천서 물놀이 익사사고…본인 책임

대구지법 “하천 관리책임자에 안전조치의무 다하지 않은 책임 묻기 어렵다” 기사입력:2011-06-10 19:06:2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여름철 물놀이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하천에서 물놀이를 할 경우 더욱 세심한 안전주의가 요망된다. 행락객이 드문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강물에 휩쓸려 익사한 사고에서 하천 관리책임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지난해 7월 경북 의성군 자신의 고향 마을을 방문해 인근 하천에 두 아이들(9세, 7세)을 데리고 물놀이를 갔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던 도중 강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수색 끝에 사고지점에서 하류쪽으로 50m 떨어진 강바닥에서 익사한 상태로 가라 앉아 있는 주검을 발견했다.

이에 A씨 가족들은 “사고지점은 10년 전부터 매년 여름철 익사사고가 발생한 곳이므로 사고위험이 매우 높아 하천 관리청인 경상북도로서는 특별한 안전관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적했다.

또한 “상류에서 채취한 자갈과 모래 등으로 인해 사고지점 반대편의 물의 유속이 빨라져 얕은 수심의 강 안쪽으로 바닥이 파여 수심이 급하게 깊어지는 지형이 형성된 곳이므로, 하천을 관리하는 피고로서는 그곳에 자갈과 모래 등을 채워서 수심이 더 이상 깊어 지지 않도록 하거나, 그런 조치가 어려울 경우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행락객들이 수심이 깊은 지역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심이 깊은 지역에는 위험부표를 띄우거나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 물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취지의 위험표지판 또는 강물에의 접근을 금지하는 펜스 등을 설치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으로 아이들이 사망에 이르게 됐으므로, 피고는 하천 관리자로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구지법 제16민사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최근 A씨 가족이 경상북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합8536)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의성군 관내에서 비교적 최근 발생한 익사사고 장소는 이번 사고지점이 아닌 인근 다른 곳이어서, 최근 수년간 사고지점에서 수차례 익사사고가 발생했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특별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또 “2002년경 이 하천의 상류에서 골재채취 작업이 이루어졌으나 그 때로부터 약 8년이 경과한 후 사고가 발생했고, 그 동안 수차례 태풍과 집중호우 등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당시 골재채취 작업으로 수심이 급하게 깊어지는 지형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됐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설령 사고지점에 태풍 등에 의해 위와 같은 지형이 자연적으로 형성됐다고 하더라도 자연공물인 하천의 특성상 관리자에게 하천의 바닥을 평탄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과 같은 광범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가 사고지점에 자갈과 모래 등을 채워서 수심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가 사고지점에 위험표지판, 접근금지 펜스 등을 설치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는지에 관해 보면, 사고지점은 지명도가 있거나 피고가 개발해 홍보한 물놀이 장소가 아니고, 차량 접근이 용이하지 않고 행락객들이 이용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어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 아니었던 점, 실제로도 당시는 휴가철 물놀이 성수기이었음에도 원고들 가족만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전날 국지성 폭우가 내려 하천 수위가 높아졌고 물은 상당히 혼탁했음에도 망인들은 튜브나 안전조끼 등의 안전장구를 전혀 갖추지 않은 채 물놀이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사고지점 인근에 2개의 위험표지판(수영금지, 깊은 수심 주의)과 2개의 경고문, 2개의 인명구조함(구명로프 등)이 설치돼 있었고, 의성군은 사고지점을 포함한 여름철 재난취약지 7곳을 매일 2회 순찰하며 물놀이 휴일 비상근무반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게다가 원고는 차량으로 사고지점 인근 제방쪽으로 이동했으므로 위험표지판을 보았거나 적어도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하천이 갖는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거나 하천을 관리함에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정도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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