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부산 범어사에 불 지른 40대 징역 5년

부산지법 “범행 자체가 위험할 뿐 아니라 피해액도 커 엄중한 처벌 불가피” 기사입력:2011-06-10 10:38:39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천년고찰 부산 범어사에 불을 질러 복구비용 10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 등을 입힌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1994년 출가해 법명을 얻어 스님으로 수행하던 A(43)씨는 2009년 환속했다. 그런데 A씨는 절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노역을 시킨 사실이 없음에도 스님들과 대중들의 음모에 의해 자신이 강제로 노역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등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왔다.

또한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도 외부 탓으로 돌리면서 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9~10일 부산 범어사 근처 산에 불을 질러 산림 0.8㏊를 태우기도 했고, 14일에는 범어사내 성보박물관 출입문을 부수고, 종루에 보관돼 있던 법고의 앞, 뒷면을 흉기로 그어 15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특히 A씨는 다음날 오후 9시50분쯤 부산 금정구 범어사 사천왕문에 시너를 뿌리고 1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건물 전체를 태워 복구비용 10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변호인은 범행 당시 적응장애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동윤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일반건조물방화, 산림보호법위반,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법원의 촉탁에 의한 의사의 정신감정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존감이 낮고 경도의 우울감이 엿보이는 적응장애 환자로서 범행 당시 의견 마찰과 갈등 등 스트레스에 의해 화가 난 감정, 불안정한 정서 상태에 있고, 충동조절이 어렵고 자제력이 약하며 일시적인 공격적 행동 등을 보이는 등 적응상의 문제로 의사결정능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 있었음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의 질환은 정신병이 아니라 신경증적 상태로 평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은 정상적이었던 점과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행동, 수사과정 및 공판과정에서의 언행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적응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불을 질러 산림과 사찰의 오래된 목조건물을 태우는 등 범행 자체가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도 매우 큰 점 등에 비춰 보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지만 적응장애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던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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