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 혐의 ‘강의석’ 법정구속…징역 1년6월

권기만 판사 “말을 바꾸는 모습에 의문…엄격하게 처벌할 필요성 있어” 기사입력:2011-06-03 21:09:2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내 종교의 자유 투쟁과 퇴학, 서울대 법대 진학 후에는 군대 폐지를 주장하며 국군의 날 행사 당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알몸 퍼포먼스 등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강의석(25) 씨가 결국 교도소에 수감되게 됐다.

2009년 1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앞으로 2년간 있어야 할 곳"이라며 이 사진을 올려, 이번 일을 예고했다.(사진=미니홈피)

검찰은 강씨가 지난해 12월30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영하라는 서울지방병무청의 공익근무요원소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하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강씨는 재판과정에서 “입영에 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군대의 존재가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므로 군대는 폐지돼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고, 이런 신념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병역법 위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10월 국군의 날 기념행진 때 탱크 앞에서 군대 폐지 알몸 퍼포먼서를 벌이던 강의석씨. (사진=미니홈피)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는 2일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강의석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은 군대의 존재가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므로 폐지돼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입영소집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양심 형성의 자유와 양심상 결정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제한할 수도 제한할 필요성도 없다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이지만, 이와 달리 피고인이 주장하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는 그 양심의 실현과정에서 다른 법익과 충돌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제한이 수반될 수도 있는 상대적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의 의무는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방위해 국가의 정치적 독립성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의무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고, 특히 남북이 분단돼 여전히 서로 군사적으로 대치되고 있어 불안정성과 불가예측성이 상존하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현실적 안보상황을 고려하면 국방의 의무는 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병역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국가의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보장될 수 없음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므로, 병역의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어서,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위와 같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는 할 수 없다”며 “그 결과, 헌법적 법익을 위해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에서 ‘제53회 사법시험 1차에 응시하기 위해 입영연기를 신청하려 했으나 되지 않아 입영을 거부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찰에서는 ‘개인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고, 사법시험을 목표로 공부하는 법대생의 입장에서 불과 며칠 차이로 시험을 못 보는 것은 부당하게 느껴져 입영을 거부하고 사법시험을 봤다’, ‘재입영통지가 나올 경우 법무관으로 입영하고 싶고, 1차 시험에 떨어질 경우 입영통지가 나오면 입영에 응하겠다’, ‘군법무관으로 군대에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저의 신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군대가 폐지돼야 한다는 피고인의 신념이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불편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대해 당시에도 신념에 따라 입영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런 주장 자체만 봐도 피고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의 형성과정과 내용, 신념실현의 구체적인 모습, 병역의무와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양심상의 갈등 정도 등에 대해 의문이 들게 하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춰 보면, 군대가 폐지돼야 한다는 피고인의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다는 피고인을 좀 더 엄격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아직은 가치관이나 신념을 형성해가는 과정에 있는 청년인 점, 피고인에게 특별한 범행전력이 없는 점, 다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과의 형평성 등 여러 정상을 함께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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