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내연남에 남편 살해 사주한 주부 징역 12년

내연녀 사주 받고 장애인 남편 살해하고, 아들도 살해한 내연남은 무기징역 기사입력:2011-05-23 17:38:43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불륜관계인 내연남을 시켜 장애인 남편을 살해한 50대 주부에게 대법원이 징역 12년형을 확정했다. 또 내연녀의 사주를 받고 남편을 살해하고, 내연녀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아들을 살해한 40대 내연남은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뇌병변장애 3급인 남편과의 사이에 5명의 자녀를 둔 A(50,여)씨는 2009년 10월 불륜관계에 있던 B(40)씨에게 “남편을 죽여주면 4~5년 뒤에는 같이 살 수 있다. 사회복지사라고 말하고 집에 들어가 불을 질러라”라고 시켰다.

이에 B씨는 사회복지사라고 말하고 서울 성북구 남편이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 장롱 안에 있던 옷에 불을 질렀고, 정상적인 언행이 불가능했던 남편은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말았다.

A씨는 남편 때문에 B씨를 만나는 게 장애가 되고, 생활형편도 어려워 차라리 남편이 없어지면 자유롭게 만나고 또 보험금도 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남편의 사망보험금으로 5000만 원을 탔다.

사건은 A씨의 의도대로 전기배선 합선에 의한 단순 화재로 처리돼 이들의 범행은 그대로 묻힐 뻔했다. 하지만 8개월 뒤인 지난해 6월 B씨가 A씨한테서 낮에 모욕을 당하고, 저녁엔 전화로 심한 욕설을 듣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마침 데리고 있던 A씨의 막내아들(당시 8세)을 목 졸라 살해한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던 B씨가 자백해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현주건조물방화치사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살인,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범행은 내연남 B씨에게 뇌병변장애 등을 앓고 있는 남편이 있는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하도록 교사했고, 또 집에 불을 지르되 옆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휘발유를 쓰지 말라거나, 남자로 바뀐 사회복지사로 가장하면 남편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지시하는 등 범행수법이 상당히 치밀한 점, 피고인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진술을 번복해 가며 범행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은 점을 등을 종합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B씨는 뇌병변장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A씨의 남편의 반항을 억압한 후 집에 불을 질러 질식사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A씨로부터 모욕당했다는 이유로 8세에 불과했던 A씨의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유족들은 소중한 가족을 2명이나 잃게 되는 등 그 피해가 비할 바 없이 중해 사회와의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이태종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 A씨는 내연관계에 있는 B씨를 교사해 현주건조물에 방화해 뇌병변장애 3급의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서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 또한 극히 불량함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B씨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을 뿐 진지하게 사죄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개선교화의 여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범행 이전까지 거동이 불편한 남편과 5형제를 사실상 부양하며 나름대로 애쓴 흔적이 있는 점, 평소 아끼던 막내가 B씨에 의해 살해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크게 겪고 있는 점 등 A씨에게 참작할 정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B씨는 내연녀를 향한 잘못된 집착과 감정에 사로잡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내연녀의 남편과 8세의 어린 아들을 잇달아 무참하게 살해한 범행 내용과 죄질은 극히 불량하고, 더욱이 살해된 피해자들이 제대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장애인 또는 어린이라는 점에서 죄책을 더 무겁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소중한 아버지와 막내 동생을 황망하게 잃은 4형제들의 슬픔과 절망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이고, 이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B씨를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B씨의 경우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지금까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남편에 대한 범행은 A씨의 교사에 의해 비롯됐고, 아들에 대한 범행은 A씨를 향한 감정적 격분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측면이 있는 점, 당심에 이르러 유족과 합의에 이른 점 등 참작할 정상이 있어 생명형(사형)을 선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3일 내연남을 사주해 남편을 살해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주부 A(50,여)씨에게 징역 12년을, 또 A씨의 사주를 받고 집에 불을 질러 남편을 살해하고 이후 A씨의 아들도 살해한 B(4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피고인들의 나이, 지능과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 여러 양형 조건이 되는 상황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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