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터뷰했다 신분 노출…방송국 배상책임

의정부지법, 초상권 침해 손해배상책임 300만원 기사입력:2011-05-23 14:33:18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방송 뉴스에 제보자로 취재에 응했다가 신분이 노출돼 피해를 입었다며 방송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제보자의 손을 들어줬다.

A(53)씨는 지난 2007년 2월 브로커를 통해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받는 방법에 대해 방송국에 제보했고, 기자의 요청에 따라 브로커 일당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그들의 지시에 따라 2주에 한 번씩 실업급여를 수령하고, 그 과정에서 브로커가 사용하는 차량번호 등을 기자에게 알려줬다.

한 달 뒤 기자는 경찰을 대동하고 잠입 촬영했고, 브로커 일당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그 무렵 A씨는 기자의 요청에 따라 실업급여 부정수령 과정에 대해 인터뷰를 했는데, 자신이 제보했다는 것이 브로커 일당에게 노출되는 것을 불안해했다.

방송뉴스에서는 A씨가 실업급여 부정수령을 위해 브로커 중 한 명과 만나 서류를 전달하는 모습, 취재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등이 방영됐는데, 방송 당시 A씨의 이름은 김모씨로 처리됐고, 얼굴이 정면과 옆으로 나오는 부분은 A씨의 머리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됐으나, 음성은 변조되지 않은 상태로 방송됐다. A씨의 주위사람들이라면 방송에 나온 사람이 A씨임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방송으로 신분이 노출돼 브로커로부터 협박받고, 사업도 안 돼 이혼하고, 뇌병변 3급 장애까지 입었다”며 위자료와 실업급여 추징금 등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의정부지법 민사7단독 안희길 판사는 최근 A(53)씨가 방송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방송국은 A씨에게 496만 원(위자료 300만원과 노동부 실업급여 추징금 196만원)을 물어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모든 국민은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언론매체에 대해 자신의 초상에 관한 방송을 동의한 경우에도 당시 예정한 방법과 달리 또는 방송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상태로 방송된 경우에는 초상권의 침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원고가 실업급여 부정수령을 위한 브로커 일당에게 자신이 제보한 것이 노출되는 것을 불안해했으므로, 방송국은 원고와 브로커가 부정수령을 위해 만나는 모습, 원고가 기자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촬영해 방송하는 경우 음성변조나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하여 원고 주위의 사람들이나 브로커 일당이 원고의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음성을 변조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원고의 주위사람들이나 브로커 일당이 쉽게 원고를 알아 볼 수 있도록 촬영한 장면을 방영함으로써 주위사람들이 원고를 알아보고, 브로커 일당이 방송을 통해 원고가 제보했음을 알 수 있는 상태를 초래함으로써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대해 재판부는 “인터뷰 등으로 원고가 나오는 방송분량이 33초인 점, 브로커 일당이 방송을 통해 원고가 제보했음을 알 수 있는 상태가 된 점, 이로 인해 원고로서는 브로커 일당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 액수는 3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씨는 “방송국이 원고의 음성을 변조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방송을 해 브로커 일당이 제보자가 원고임을 알고, 2007년 4월 자신의 차량에 협박 쪽지를 놓아두는 방법으로 협박해 이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사업상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이혼을 하게 돼 가정이 파괴되고 뇌병변 3급 장애자가 됐으므로,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A씨와 해당 방송국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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