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동료 교수의 강의금지 조치 사실을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게재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명대학 지방캠퍼스 사회학과 교수이자 인문정보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N(66)씨 등 3명은 2007년 7월 학내 분쟁을 겪고 있던 학과장인 A교수의 강의와 논문지도를 금지시키는 결정을 하면서 이를 재학생 등에게 알리기 위해 인문정보대학원 공식홈페이지와 같이 운영되는 카페에 공지문을 게재했다.
이 글에는 “2006학년도 2학기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필수과목(산업복지론)을 A교수가 맡은 다음 K교수의 ‘노인복지론’과 같은 시간에 편성하고 시간표 수정을 불허함으로써 결국 ‘노인복지론’이 폐강되도록 유도했다. 2006년도 후기 합격자들은 ‘사회복지’ 전공자보다도 ‘노인복지’ 전공자가 더 많았지만 노인복지론 과목이 폐강돼 이 과목은 주임교수가 바뀐 2007년에야 수강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A교수는 “시간표를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었고, 당시 노인복지론과 같은 시간에 편성된 ‘산업복지론’ 과목은 자격증취득에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었으며, ‘노인복지론’이 폐강된 이유는 수강신청자가 1명에 불과했기 때문이어서 노인복지론이 폐강되도록 유도한 것도 아니었다”며 A씨 등을 고소했고, 검찰은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이에 대해 N교수 등은 “개강을 앞두고 A교수로 인한 학내분쟁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A교수에 대한 불만으로 자퇴의사까지 표출하는 대학원생들도 있는 등 절박한 상황에 처해 강의금지 등을 단행하고 그 사유를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조속히 학생들의 불만과 동요를 안정시키고자 했고, 그런 과정에서 다소 급히 공지문을 작성하다가 단순한 착오로 개강과목이 선택과목인지 필수과목인지에 대해 다소 잘못된 표현을 했던 것이지, 고의로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글의 전체 내용 중 일부가 표현에 있어서 객관적인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있더라도 공지문의 전반적이고 주요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이상 일부만을 따로 떼어 위법한 명예훼손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A교수의 다소 비합리적이고 지나친 행보가 교수들이나 학생들과의 각종 분쟁으로 이어져 학교법인도 A교수에게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내리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
1심인 대전지법 형사9단독 고춘순 판사는 지난해 9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N교수 등 3명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각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산업복지론이 자격증취득을 위한 필수과목이 아니었고, 노인복지론이 폐강된 이유도 수강을 신청한 대학원생 부족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였으므로, 피해자가 폐강을 유도하고자 스스로 필수과목을 맡아 노인복지론과 시간이 중복되도록 편성한 다음 노인복지론 강의시간 수정을 불허하는 계획적인 수단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며 “피고인들이 적시한 사실이 전반적으로 진실한 사실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피해자의 일련의 행동을 비난하는 형식을 취했더라도, 그 내용과 성질에 비춰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는 이상 진실한 사실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인터넷에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올려 동료교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N씨 등 K대 교수 3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2010도2130)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강의와 논문 지도를 금지하는 결정을 하면서 이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인 이상 피해자의 일련의 행동을 비난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내용과 성질에 비춰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령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는 이상 진실한 사실이거나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 “대체로 맞고 일부만 과장…명예훼손 안 돼”
“전체적으로 볼 때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면 진실한 것으로 봐야” 기사입력:2010-08-30 17: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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