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어린이집 차량 운전자가 어린이를 인솔교사도 없이 하차시켜 스스로 귀가토록 해 어린이가 도로 반대편의 집에 가기 위해 무단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어린이집 차량 운전자에게도 2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화물차량을 운전하는 A씨는 2008년 10월15일 오후 6시께 전북 고창군 부안면의 한 편도 1차선의 좌로 완만하게 굽은 도로를 가던 중 학원생을 하차시키기 위해 도로와 갓길에 걸쳐 정차하고 있던 K씨의 어린이집 통학용 차량을 앞지르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A씨는 마침 K씨의 차량에서 내려 앞쪽으로 돌아 혼자서 도로를 횡단하던 Y(만 7세)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해 전치 20주의 뇌손상 등의 상해를 입히는 사고를 냈다. K씨는 사고 지점 도로의 건너편에 Y양의 집이 있어 하차시킨 것.
이에 A씨가 가입한 H보험사는 Y양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2회에 걸쳐 4억 7319만 원을 지급한 뒤 K씨의 어린이집 통학용 차량 보험사인 D사를 상대로 “운전기사 K씨가 Y양을 귀가시킴에 있어 인솔교사도 없는 상태로 혼자 하차하게 해 무단횡단 하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D사는 “이 사고는 앞지르기가 금지된 굽은 도로를 서행하지 않고 중앙선을 침범해 K씨 차량을 추월한 A씨 차량의 일방적인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맞섰다.
하지만 전주지법 제4민사부(김광진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가입한 H보험사가 K씨가 운전한 어린이 통학용 차량이 가입한 D보험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0가합179)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9463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Y양은 만 7세에 불과한 나이로 판단능력과 사리분별력이 부족한 어린이인데, K씨가 횡단보도도 설치되지 않은 차로 변에 정차하고 인솔교사도 없는 상태로 Y양을 하차시킨 후 스스로 귀가하도록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K씨는 Y양이 집에 가기 위해 도로를 무단횡단 하리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고, 실제로 Y양이 하차 직후 차량 앞으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K씨는 Y양의 집이 있는 갓길에 정차하는 등으로 안전하게 하차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원고 차량의 운전자인 A씨가 앞지르기가 금지된 도로에서 전방에 어린이보호차량이 정차해 있음에도 서행의무 및 전방주시의무를 다하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피고 차량을 추월해 진행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K씨의 책임 있는 사유로 발생한 사고로서 피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고 당시의 경위에 비춰 볼 때, 사고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원고 차량의 운전자인 A씨의 과실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 차량의 운전자인 A씨의 과실은 80%, 피고 차량의 운전자인 K씨의 과실은 20%로 본다”고 덧붙였다.
집 반대편에 내려줘 무단횡단 사고…차량기사도 책임
전주지법 “어린이를 안전하게 하차시켜야 할 주의의무 소홀한 과실 20%” 기사입력:2010-08-17 09: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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