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진술거부권 행사 땐 검사 ‘신문’ 차단

개정 형사재판실무편람에 진술거부권과 관련한 내용 수록 기사입력:2010-08-09 11:38:5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법정에서 피고인의 진술거부권 행사와 검사의 피고인 신문(訊問)권이 충돌할 경우 재판장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의 사건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됐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이 사실상 교통정리를 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은 헌법상 권리이므로 검사의 신문권보다 우위에 있어, 진술을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검사가 계속 신문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9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정에서 피고인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검사의 피고인 신문절차는 생략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이 ‘형사재판실무편람’에 포함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재판업무의 참고자료일 뿐 구속력은 없고, 법원의 공식적 견해도 아니며 집필진의 개인적 의견’이라며, 애써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실무편람은 일선 판사들에게 재판실무의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는 점과 전국 법원에 배포된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개정 실무편람을 보면 “피고인이 검사의 전반적인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재판장이) 해당절차 전부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다음 절차로 넘어가면 충분하다”는 내용이 수록된다.

또 “피고인이 변호인의 신문에는 응하면서 검사의 신문에는 모두 불응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 검사의 신문 자체를 생략하도록 소송지휘를 하는 것도 형사소송법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과 검사) 당사자에게 대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면에서 피고인이 변호인의 신문에 응하는 경우 검사에게도 신문의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절충적인 의견을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실무편람은 재판절차나 내용에 관해 집필진의 개인적 의견을 담은 것으로서 법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니고, 법원 내부의 의견을 정리했다거나, 지침을 정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며 “실무편람은 재판업무의 참고자료로만 제공돼 당연히 구속력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재판실무편람은 집필을 하겠다고 자원하는 판사가 작성하는데, 분량이 많은 경우에는 여러 판사가 집필부분을 나누어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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