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접촉사고 뒤 2주 진단서를 끊었으나 물리치료만 받았을 뿐 입원이나 주사 및 투약 사실이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도 않았을 경우 형법상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가해자가 현장을 이탈했더라도 ‘뺑소니’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운전업에 종사하는 K(45)씨는 2008년 10월 18일 자신의 승합차를 운전해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트레보아울렛 삼거리에서 좌회전할 목적으로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하고 있던 중 후진하다가 뒤에 있던 A(30,여)씨의 승용차를 부딪쳤다.
당시 K씨는 차에서 내려 피해 차량을 살펴보고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었으나 사고가 크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으나, 이후 A씨가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해 K씨는 도주차량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에 K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자 “이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경미해 구호조치 등을 취할 필요가 없었다”며 항소했다.
수원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우룡 부장판사)는 접촉사고를 낸 뒤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도주차량)로 기소된 K씨에 대한 항소심(2009노4941)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도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에게 사망하거나 다치거나 하는 등의 결과가 발생해야 하고,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단순한 위험에 그치거나 형법에서 규정된 ‘상해’로 평가될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것이어서 그로 인해 건강상태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차량은 파손된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고, 피해 차량의 번호판이 경미하게 휘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접촉사고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사고 당시 피고인은 차에서 내려 피해 차량을 살펴보고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었으나 사고가 크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했으나, 입원하거나 주사 및 투약을 하지는 않은 채 물리치료만 받았고, 위 상해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상해라고 병원측이 밝힌 점 등에서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1심은 무죄를 선고했어야 함에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고 판시했다.
물리치료만 받을 정도라면 ‘뺑소니’ 안 돼
수원지법, 도주차량죄 유죄 인정한 1심 깨고 무죄 판결 기사입력:2010-07-13 14: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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