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앞 교통사고, 터널 운영업체도 일부 책임

인천지법, 안전시설설치 미흡한 터널 운영업체 20% 과실 책임 인정 기사입력:2010-07-09 12:46:3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터널 앞 도로에서 도로안전시설의 설치 미흡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터널 운영을 맡은 업체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택시기사 A씨는 2006년 7월 승객을 태우고 인천 남동구 만월산 터널을 지나 인천 부평구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차로를 변경하다가 터널 출구에서 136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와 우측 진입로가 나누어지는 분기점에 설치된 방호울타리(가드레일)를 들이받는 사고로 그 자리에서 숨지고, 승객은 중상을 입었다.

이에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피해 승객에게 손해배상금 등의 명목으로 8억 8858만원을 지급한 뒤, “터널 출구에서 불과 분기점 사이에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구간이 짧아 사고위험이 높아 교통안전시설 등을 설치해야 함에도 미흡하게 설치해 사고가 났다”며 터널 운영업체에도 30%의 책임이 있다며 구상금 2억 4265만 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인천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김하늘 부장판사)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인천 만월산터널 관리 운영업체인 ㈜만월산 터널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09가합8600)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 6177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사고지점은 편도 3차로의 터널구간을 빠져나와 지하차도와 우측 진입로가 나누어지는 분기점인데, 터널 출구에서 사고지점까지는 불과 135m 떨어져 있고 내리막 구간이므로 터널을 통과한 운전자가 분기점을 발견하고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구간이 짧아 사고의 위험성이 많은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선유도봉이나 표지병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비록 사고지점의 방호울타리 앞에 충격흡수시설로 모래채움통이 설치돼 있었으나, 그 성능이 탑승자와 충돌 차량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만약 사고지점에 시선유도봉이나 표지병이 설치돼 있었다면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던 점, 또 사고지점에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충격흡수시설을 정상적으로 설치했다면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충돌속도나 가속도 등의 충격을 저감시키면서 위험 구조물인 방호울타리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차량 내부공간의 변형을 최소화시켜 탑승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안전시설의 미흡한 하자는 사고 발생의 원인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터널 및 접속도로, 그 부속시설의 관리 및 운영자인 피고는 사고지점 도로의 설치 및 관리상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이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고는 기본적으로 사고 당시 야간이었고 비까지 내리고 있어 시야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택시운전자인 망인이 충분히 감속하고 전방을 주시해 안전하게 운전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과실 책임비율을 20%로 봄이 상당하다”고 구상권의 범위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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