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종료시점…대법 “현관문 아닌 대문 앞까지”

“대문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퇴근행위 종료로 봐야” 기사입력:2010-07-07 13:06:2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인 경우 대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퇴근’ 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심은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퇴근행위가 종료됐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마당이 아닌 주택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퇴근행위가 종료됐다고 판단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됐었다.

경찰공무원인 Y(49)씨는 2007년 7월 근무를 마치고 승용차를 운전해 퇴근, 단독주택인 자신의 집 마당에 주차시킨 후 현관 쪽으로 걸어가다 넘어져 깨진 병조각에 오른쪽 눈이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이에 Y씨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으나, “퇴근 후 사적영역 내에서 발생한 것이지, 퇴근 중에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그러자 Y씨는 “사고 발생장소가 집 마당이기는 하나, 퇴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므로 퇴근 중 사고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 1심 “대문 안 마당으로 들어선 순간 퇴근”

1심인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박정수 판사는 지난해 6월 Y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원고가 승용차를 운전해 자택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원고의 주거지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므로 이로써 퇴근 행위는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며 “그러므로 그 이후에 발생한 이 사고는 퇴근 후의 사고이고, 따라서 이 사고는 공무상재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항소심 “주택 현관문 열고 들어서는 순간 퇴근”

반면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안영률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원고 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뒤집고 Y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사회통념상 마당이 아닌 단독주택의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섬으로써 퇴근이라는 일련의 연속선상에 있는 동적 활동이 현실적으로 종료되고 자신만의 안식처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마당 또한 개인의 관리ㆍ지배하에 있는 공간이지만, 자신과 가족만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고 타인의 생활영역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공간적 영역인 주택과는 프라이버시의 보호 정도 및 개방성의 정도에서 구분되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마당이 없는 단독주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실적으로 주택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퇴근행위가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가 승용차를 운전해 자택(단독주택) 마당으로 들어서는 것만으로는 퇴근행위가 종료됐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달리 마당에서 사적인 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고는 퇴근 중의 사고이고 따라서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대법원 “대문 통해 마당에 들어선 순간 퇴근”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경찰공무원 Y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10두3398)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공무상재해가 아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퇴근이라 함은 일을 마치고 개인이 지배ㆍ관리하는 사적 영역인 주거지 영역 내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마당 등이 있는 단독주택인 경우에는 대문을 통해 마당 등의 주택부지로 들어섬과 동시에 공무원의 퇴근행위는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하고, 반드시 주거지 내 건물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퇴근행위가 종료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가 승용차를 운전해 단독주택의 마당에 들어섰다면, 그 순간 개인적으로 지배ㆍ관리하는 사적 영역인 주거지 영역 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그 이후 발생한 사고는 퇴근 후의 사고로서,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공무상재해로 판단한 것은 공무상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만큼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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