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부녀(父女) 관계를 의심할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음에도, 아버지로 생각되는 사람이 유전자 감정명령을 무조건 거부한다면 유전자감정 결과 없이도 법률상 부녀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1952년 B(82)씨를 만나 교제하던 중 딸(C씨)을 임신했는데, B씨는 현재 C(55,여)씨가 사용하는 이름을 직접 지어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B씨는 갑자기 태도가 변해 A씨와 연락을 끊었고, A씨는 혼자서 C씨를 출산해 양육했다.
그러던 중 C씨가 17세 무렵에 아버지로 생각하는 B씨를 처음으로 만났고, C씨는 결혼한 후에도 남편과 함께 B씨를 찾아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B씨는 자신의 회사에 C씨의 남편에게 자재를 납품하게 하는 등 계속적인 도움을 줬다.
B씨가 자신의 친아버지라고 생각한 C씨는 법률상 부녀관계를 인정해 달라는 인지청구 소송을 냈으나, B씨는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유전자검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이현곤 판사는 최근 C씨가 자신을 법적인 딸로 인정해달라며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인지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 판사는 “원고의 모친이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친자관계에 관한 사항을 증언했음에도 피고는 이를 부인하기만 할 뿐, 유전자검사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고 있는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친자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만약 피고가 원고와의 친자관계를 부인하고자 한다면 유전자검사에 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원고의 모친인 A씨가 피고와 교제하는 과정에서 원고를 출산했고, 원고가 성장한 후 피고와 만난 사실이 있으며, 혼인 후에도 피고가 원고의 남편으로 하여금 납품하도록 도와준 점 등도 참작됐다.
이 판사는 또 50여년간 인지청구를 하지 않아 친자관계를 포기했다는 B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지청구권은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며, 원고가 단순히 오랫동안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포기했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고, 원고의 청구가 소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황 충분하면 유전자감정 없이도 친자관계 인정
이현곤 판사 “친자관계를 부인하려면 유전자검사에 응해야” 기사입력:2010-06-30 14: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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