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대법관이 끝내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저질렀다.
이 대통령은 현직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사법부와 대법관에 대한 모독이라는 법조계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황식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내정해 촛불정국에서 드러났듯이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냈다.
김황식 대법관 또한 대법관 자리를 내팽개치고 감사원장을 선택하는 것은 대법원의 명예와 헌법상의 지위에 먹칠하는 최악의 선택으로 대법원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장 자리를 받아들여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김 대법관은 2005년 11월 대법관 인사청문회 당시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올곧은 시각에서 법치주의 실현에 진력하겠다”고 다짐했을 뿐만 아니라, 취임식에서도 “이 땅에 정의를 실현하는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신명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2년 8개월만에 스스로 약속을 깨 신뢰와 도덕성에 큰 흠집을 냈다. 대법관 임기는 6년.
김황식 대법관(우측)이 2005년 11월 21일 대법원16층 회의실에서 이용훈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 판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 감사원행…아쉬움과 비난 교차
청와대는 7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김황식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1948년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제1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74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겸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광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쳐 대법관 자리에 올랐었다.
김 내정자는 재판 실무와 이론에 두루 정통하고, 사법행정에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사법부 최고위 법관인 대법관에 임명됐던 터라 그의 감사원행은 아쉬움과 비난이 교차한다.
대법원 역사에서 대법관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에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 자리를 옮긴 경우는 1993년 이회창 대법관의 감사원장 취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게 사법부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당시 이회창 대법관은 임기를 4∼5개월 남긴 상태였고, 게다가 그의 ‘대쪽’ 이미지가 새로 출범한 김영삼 정부에서 과거의 공직비리를 척결하는 감사원장으로서 적합했다는 사회적 배경이 있어 다소나마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김 대법관은 아직 임기가 3년 반이나 남았고, 김 대법관이 아니면 안 될 만큼 감사원장에 가장 적임자이지도 않다는 게 참여연대의 판단이다.
◈ 참여연대 “대법원 역사에 치욕”
때문에 참여연대는 지난달 김 대법관의 감사원장 내정 보도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대법관 자리를 내팽개치고 청와대의 제안을 받아들인 김 대법관의 처신이 행정부를 견제하고 사법기관의 최고지위를 가지고 있는 대법원의 명예와 헌법상의 지위에 ‘먹칠’하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대법원의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고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말 김 대법관이 수십 년간 법관으로서 몸담아왔던 사법부와 대법관으로서 몸담아 왔던 최고 사법기관의 대법원, 그리고 동료 법률가들에 대한 일말의 애정이라도 있다면, 청와대의 감사원장 제안을 거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법원노조 “사법부 모독”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강천)도 성명을 통해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사법부와 대법관에 대한 모독이며, 김황식 대법관의 감사원행은 사법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청와대와 김 대법관을 싸잡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이번 인사가 3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며 사법불신의 골을 키운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현 정권이 대법관을 감사원장으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와 대법관에 대한 모독이며, 사법부 독립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대법관의 자리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청와대의 제안을 수용한 김 대법관의 처신은 사법부 독립을 갈망하는 내부구성원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이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이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 정의실현 재판하겠다더니
그 어떤 비난보다 김황식 대법관은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점에서 할 말이 없게 됐다.
취임사를 하던 김황식 대법관 김 내정자는 2005년 11월 대법관 임명동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모두발언을 통해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그 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올곧은 시각에서 대법관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는데 모든 정성을 기울이겠으며, 합리적 이성에 충실하면서 법치주의 실현에 진력하겠다”고 다짐했었다.
또한 “국민일반의 기본권 보장에 철저하면서도 법원이 아니면 챙겨주기 어려운 소수자를 배려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으며,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통합 조정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이바지하는 대법관이 되겠다”고 강조했었다.
뿐만 아니다. 김황식 대법관은 취임사에서도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비해 능력이 부족해 판결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마음이 무거워 걱정이 앞선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이 땅에 정의와 공의를 실현하는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신명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그의 공언대로라면 김 대법관은 앞으로 남은 3년 6개월 가량의 임기동안 대법원에서 올곧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국민을 위한 재판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감사원장 자리를 선택했기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그가 감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또다시 공언할 취임사에 기대가 모아지지 않는 것도 헌신짝 버리듯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그의 전력 때문일 것이다.
사법부 무시한 李 대통령과 김황식 대법관
김황식 감사원장 내정…“정의실현 재판하겠다” 약속 저버려 기사입력:2008-07-07 17: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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