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에 의한 고속도로 2차 사고 도로공사도 책임

김지숙 판사, 과실책임 최초 사고 운전자 70%…도로공사 30% 기사입력:2008-01-25 17:05:33
고속도로 경계연석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운전자가 부서진 경계연석을 재빨리 치우지 않아 뒤따라오던 다른 차량이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난 경우, 식별 가능하고 잘 부서지지 않는 경계연석을 설치하지 않은 도로공사보다 최초 사고 운전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입차주 신OO씨는 2005년 3월 29일 새벽 5시경 화물트럭을 운전해 김천시 아포읍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186km 지점을 운행하던 중 깜빡 졸아 차선을 벗어나 우측 갓길에 놓여있던 이동식 경계연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경계연석이 부서지면서 일부 파편이 2차로에 떨어졌다. 하지만 신씨는 차량 안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할 뿐 재빨리 떨어진 파편을 치우지 않았다.

사고 후 3분 뒤 트레일러 운전기사 박OO씨가 사고 지점의 파편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피하려다 고속도로를 이탈해 6m 아래의 언덕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규정에 벗어나 사고 지점에 경사형 경계연석이 아닌 사고위험을 더 높이거나 손해를 더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는 수직형 경계연석을 설치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경계연석의 사선에 노란색과 검정색 페인트를 칠해 두었으나, 야간에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야광반사가 되는 도료를 칠하지 않고 일반 페인트로 도색해 뒀다.

이에 박씨는 한국도로공사와 신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고, 한국도로공사는 판결에 따라 박씨에게 4,372만원을 지급했다.

그런 다음 한국도로공사는 신씨와 소속 회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고, 대구지법 민사21단독 김지숙 판사는 “신씨와 그 회사는 한국도로공사에 피해 금액의 70%에 해당하는 3,06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1차 사고를 일으킨 신씨는 신속히 차에서 내려 주행로에 떨어진 경계연석이 파편을 치우거나, 안전표지판 설치 또는 수신호를 해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고속도로 관리자인 도로공사도 야간에도 쉽게 식별 가능한 경계연석을 사용하고, 차량과의 충격에 쉽게 부서지지 않아 파편이 주행로로 튀어 들어올 염려가 없는 재질의 연석을 설치해 차량 운행이 안전하도록 시설물의 설치 및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 만큼 신씨와 도로공사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판사는 “사고경위와 특히 사고 발생이나 손해 확대에 있어 주된 책임이 신씨에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고에 대한 신씨와 도로공사의 내부 과실 책임비율은 7대 3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신씨에게 더 큰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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