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협박’ 혐의 김태촌 항소심서 무죄

부산고법 “고급시계 받은 권씨가 팬미팅 공연의무 있다고 믿어” 기사입력:2008-01-25 09:49:20
영화배우 권상우(32)씨에게 일본 팬 미팅을 강요했다는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범서방파 전 두목 김태촌(59)씨가 항소심에서 강요미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일본 팬 미팅 강요와 관련, 김씨는 “권씨에게 일본 팬 미팅 공연을 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고, 이름을 말한 것은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었지 협박할 의도도 없었고, ‘피바다’와 같은 위협적인 말로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특히 “권씨에게 전화를 걸 당시 권씨 소속사 관계자들이 ‘권씨가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하니까 전화를 하지 말라’고 해 통화내용이 녹음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협박을 할 리가 없으며, 권씨에게 팬 미팅 공연을 하라고 말한 사실 자체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권씨에 대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물론 김씨가 교도소에서 복역할 당시 보안과장에게 뇌물을 주고 특별접견 등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피바다’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국내 최대 폭력조직의 보스로 알려져 있던 피고인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연예인의 휴대전화로 전화해 자신의 이름을 힘주어 말한 다음 팬 미팅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권씨의 집 주소를 들먹거리며 ‘피곤해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 이는 권씨를 협박한 것”이라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씨가 항소했고, 부산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현수 부장판사)는 23일 1심 판결을 깨고 권씨를 협박한 혐의(강요미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교도소 간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만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요죄는 피해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다는 고의(미필적 고의 포함)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권씨가 팬 미팅 공연을 할 의무가 없거나 의무 없음에 대한 미필적 고의 즉 강요죄의 고의가 피고인에게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유죄로 인정한 1심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무죄의 근거로 삼은 것은, 먼저 김씨가 신앙간증을 위해 일본에 갔다가 알고 있던 목사(시계 등 보석상회 경영)로부터 팬 미팅 공연에 대한 답례로 권씨와 소속사 대표 등에게 1억원이 넘는 고급시계를 줬음에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권씨 소속사 대표 등을 만나 목사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점을 들었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가 권씨의 회사 관계자로부터 일본 팬 미팅 공연에 대한 계약서까지 봤기 때문에 김씨로서는 권씨가 팬 미팅 공연을 할 의무가 있다고 믿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김씨는 2001년 12월 진주교도소에 복역 중일 당시 보안과장 이OO(58)씨에게 뇌물을 건네고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으면 성실히 복역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해야함에도 교도소 간부에게 뇌물을 제공하면서 자신의 편의만을 추구하려 했고, 담배와 휴대전화 등의 부정물품을 반입해 사용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외부인들을 접견하는 등 교도소의 교정질서가 극도로 문란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감중인 김씨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진주교도소 전 보안과장 이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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