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안에서 히터를 틀어놓고 자다가 히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을 경우 차량 보험을 받을 수 없고, 또한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각각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A(여, 45)씨는 2006년 1월 8일 평소 알고 지내던 B(51)씨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인천 효성동 노상에 주차된 B씨의 승용차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조수석에 탑승했다가 잠들었다.
A씨는 다음날 오전 6시 30분경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운전석에 탔던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혼수상태에 있다가 3일만에 깨어났다.
발견 당시 사고 차량은 시동 및 히터가 켜진 상태였고, B씨는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워 있었으며, A씨는 조수석에서 B씨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A씨의 혈액에서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이 77% 검출됐고, 다른 사망 원인이 될 만한 병변이 보이지 않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이에 A씨의 유족인 아들들이 “시동 및 히터를 켠 채 잠들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게을리 했다”며 B씨와 그의 차량이 가입된 H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반면 B씨는 “추위를 막기 위해 사고 차량에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었으며 환기를 시키기 위해 사고 차량의 창문을 열어 놓았으므로 과실이 없다”고 맞섰다.
인천지법 민사22단독 염호준 판사는 A씨의 아들 2명이 B씨와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의 아들들에게 5,12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아울러 H보험사에 대해서는 사고 차량이 운송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염 판사는 판결문에서 “최초 발견자에 따르면 사고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 조수석 뒤쪽 창문이 약 10cm 정도 열려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A씨가 사망했고 B씨도 혼수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B씨가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염 판사는 다만 “망인 역시 주차된 차량에서 시동 및 히터를 켠 채 잠들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사고 차량에 동승해 잠든 점 등에 비춰 보면 B씨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신의칙이나 형평에 원칙에 불합리하므로, B씨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차량 히터 틀고 자다 사망하면 하소연 못 해
차량 소유 구분 없이 탑승객 모두 책임…차량 보험도 안 돼 기사입력:2008-01-17 11: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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