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범죄는 같은 장소에서 서로 범행 인식해야

정만규 판사, 공동주거침입 혐의 40대 무죄 선고 기사입력:2008-01-12 10:46:35
자신을 건축주로 착각한 리모델링 업자로부터 출입문 열쇠를 뜯고 집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전화를 받고, “알아서 하라”고 말해 공동주거침입 공범으로 기소된 40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최OO씨는 2006년 4월 울산시 신정동에 있는 A빌라 302호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최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OO(46)씨가 건축주로 착각하고, 김씨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내기 위해 전화로 “300호의 출입문 열쇠를 뜯고 안으로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형님 알아서 하이소”라고 대답했고, 그러자 최씨는 출입문 열쇠를 2회나 뜯으며 임의로 남의 집에 침입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울산지법 형사6단독 정만규 판사는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공동범죄는 공범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요건으로 할 뿐만 아니라, 2명 이상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기회에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범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을 건축주라고 믿고 있던 최씨가 피고인에게 ‘출입문 열쇠를 뜯고 안으로 들어가도 되냐’고 전화로 물어봤으며, 이에 피고인이 ‘형님 알아서 하이소’라고 대답하자, 최씨가 출입문 열쇠를 뜯고 2회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정 판사는 그러나 “피고인이 최씨에게 ‘형님 알아서 하이소’라고 대답한 것만으로는 최씨의 주거침입행위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주거침입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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