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강제추행과 강간 동일 처벌 합헌

헌재 “형벌 균형 잃은 자의적인 입법 아니다” 기사입력:2006-12-29 18:40:03
주거침입 강제추행죄를 주거침입 강간죄와 동일하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8일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어 행위자를 책임 이상으로 과중 처벌해 평등의 원칙,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했다”며 낸 헌법소원사건에서 재판관 6대 2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A씨는 2004년 10월 22일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가 허리 등을 쓰다듬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년3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자신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먼저 “강제추행죄의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정서적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고, 그 후유증으로 장기간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는데,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서 보장돼야 하는 주거에서 강체추행을 당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은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강간의 경우에 비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불법의 정도도 낮은 경우가 많지만, 성기에 이물질을 삽입해 성적 쾌감을 얻는 가학적인 행위, 구강성교 등 강간의 경우보다 죄질이 나쁘고 피해가 중대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 강간에 비해 강제추행을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오히려 불균형적인 처벌결과를 가져올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주거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경우 비난가능성 정도가 피해자를 강간한 경우에 비해 반드시 가볍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구체적인 추행행위에 따라서는 강간보다도 더 무거운 처벌을 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따라서 양 죄의 법정형을 동일하게 정한 것을 두고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주선회, 조대현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범죄행위의 유형이 다양한 경우 특히 죄질이 흉악한 범죄를 무겁게 처벌해야 하지만, 다양한 행위 유형을 하나의 구성요건으로 포섭하면서 법정형의 하한을 무겁게 책정해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를 모두 엄히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한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행위의 개별성에 맞춰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있어야 하는 형벌 개별화의 원칙을 구현함에 미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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