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원하는 처와 장모 찔렀으나…법원 “선처”

충주지원 “우발적 범행에 피해자가 선처 요구 등” 기사입력:2006-11-20 13:13:12
이혼을 요구하며 친정 집에 거주하던 처를 흉기로 위협해 집으로 데려오려다 처와 장모를 찔러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던 피고인에게 법원이 정상을 참작해 사회복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처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재판장 전광식 부장판사)은 최근 처와 장모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와 존속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OO(43)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보호관찰명령 2년을 선고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2006고합55)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처인 피해자 백OO(41,여)씨가 충주에 있는 친정에 거주하며 이혼을 요구하자 화해를 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해 달라고 했으나, 피해자는 전화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피고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끊으며 피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통화가 되지 않고, 그 오빠로부터 “왜 밤에 전화질을 자꾸 해서 잠도 못 자게 하느냐. 전화한다고 해서 좋아질 것이 무엇이 있느냐”라는 말을 듣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피해자를 강제로 집으로 끌고 오기로 결심한 후 흉기를 들고 피해자 친정인 충주로 내려갔다.

사건은 피고인이 지난 8월23일 새벽 2시경 충주에 있던 피해자의 집 안방에서 흉기를 들고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피해자의 비명소리에 놀란 피해자 오빠와 엄마가 피고인을 말리며 벌어졌다.

당시 피고인은 순간적으로 격분해 “다들 죽여버린다”고 소리치면서 피해자와 장모를 우발적으로 1회 찔렀고, 다행히 처가 식구들의 제지로 피해자들은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만을 입었다.

처지를 비관한 피고인은 그 자리에서 자해하려고 하다가 제지당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빠와 흉기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흉기에 찔린 것일 뿐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살인죄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며 “그 인식 또는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한밤중에 이혼을 요구하는 처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처에게 중상을 입히고, 이를 제지하는 처가 식구들에게도 상처를 입힌 범행의 죄질은 상당히 좋지 않고 위험성 또한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타고 온 택시가 피해자 집 앞에서 대기 중이었던 점에 비춰 피해자를 위협해 집에 데려올 계획이었다는 피고인 진술은 신빙성이 높아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이 초범으로서 성실히 살아왔고, 자녀들을 부양해야 할 처지에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피고인에게 사회에 복귀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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