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화장실서 성추행 당하면 학원도 책임

김승곤 판사 “어린이 화장실 갈 때 교사가 동반해야” 기사입력:2006-09-22 18:46:12
미술학원에서 여자 어린이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면 교사 등이 동반해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학원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제10민사단독 김승곤 판사는 “혼자 화장실을 가도록 방치해 성추행을 당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이OO(7)양 가족이 OOO미술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단23272)에서 지난 15일 “피고는 원고들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이양은 2005년 1월19일 오전 10시 서울 당산동에 있는 OOO미술학원에 출석한 후 혼자서 여자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나왔다. 그런데 같은 층 인테리어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김OO씨가 이양을 보고 끌어안은 채 입술에 자신의 입을 맞추며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그러나 피고는 이양이 성추행을 당해 울면서 학원으로 들어오자 사건 경위를 들어 성추행을 당했음을 알면서도 즉시 부모에게 연락하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이양의 엄마에게 성추행 사실을 얘기했고, 그 때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성추행을 했던 김씨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2년을 선고받자 항소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이양은 당시 만5세로 성추행을 당해 불안증상과 악몽, 공격적 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나 입원치료를 거쳐 장기간 정신과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학원장으로서 아동을 보호 및 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 등이 동반하지 않은 채 만5세에 불과한 여아인 피해자를 혼자서 화장실에 가도록 방치함으로써 성추행을 당했는데도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학원 화장실의 위치와 주위 상황, 주의사항 교육 정도 등을 감안하더라도 여아 혼자서 화장실에 갈 경우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일을 당할 수도 있음은 예측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의 피해정도와 피고에게 고의가 없었고, 화장실이 학원 바로 옆에 있었으며 외부인의 출입이 별로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해 배상할 금액은 이양에게 200만원, 그 부모에게 100만원을 주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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