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임명절차 국민중심으로 바꿔라”

헌법재판관 공대위, “인사청문회 개탄” 성명 기사입력:2006-09-13 14:29:01
법원공무원노동조합, 민주사법국민연대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권과 민주실현을 위한 헌법재판관 임명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3일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보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절차는 국민중심으로 전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최근 진행된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에 대한 자질검증의 장이 아니라 온전히 정치공방의 장으로 전락했다”며 “결국 이번 인사청문회는 후보자는 없고 배후만 있는, 합리성은 없고 정쟁만 있는 그래서 국민과 민주주의는 무시된 청문회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사회인식이나 인품에 대해 국민은 충분히 알 수 없었고, 법으로 국민에게 보장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의 권리는 묵살됐다”며 “이로써 형식적 삼권분립에 입각한 현재의 인사제도 하에서는 인사권자들 간의 정치논쟁으로 인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검증이 심각하게 제약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이러한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명절차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즉, 후보자의 추천과정에서 국민에게 공개추천권이 부여돼야 할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검증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무엇보다 헌법재판관 임명절차에서 추천한 자가 누구인지를 막론하고 추천과정, 추천이유 등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공개돼야 하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개토론회와 같은 새로운 검증절차가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법원장의 경우 민주적 대표성이 취약하고, 국회의 경우 추천자는 추천 당시 교섭단체간의 합의로 결정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법원장과 국회의 추천 몫에 대해 특별한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따라서 국회의장 산하에 국회인사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해 비교섭단체에게도 국민의 대표로서 추천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특히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법기관으로서 법률적 전문성 외에 인권적 감수성과 판단능력을 갖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헌법재판관 자격을 법률전문가로 한정한 헌법재판소법과 법원조직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이번 청문회에서 보듯이 고위공직자로서의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법조인들만으로 헌법재판소가 구성돼서는 곤란하며, 법조인 이외 사회 각계각층의 대변자들이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대위는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 파행과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된 헌법재판관 연임여부 문제는 관련 법 규정이 없어 선출기관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데, 특정 헌법재판관의 연임을 요구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이러한 권한은 바로 국민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 이러한 국민적 요구나 법률적 미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하고 그나마 정쟁으로 청문회의 취지를 무색케 만드는 것을 보면서 국민의 실망과 공분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공대위는 “국회가 국민통합과 조정능력을 망각하고 헌법재판소마저도 정략적인 논쟁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이는 국민의 대표라는 자격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공대위는 국회가 현행 법률에 따라 조속히 인사청문절차를 정상화할 것은 물론 최근의 불합리와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즉각 헌법재판소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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